오피니언 사외칼럼

[신율의 정치난타]‘서울 김포구’의 정치학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포, 서울 편입' 바람몰이하는 與

허 찔린 野 대응 수단 마련 '고심'

수도권 표심 어떤 영향 줄지 관심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면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국민의힘 측은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당론 채택은 선거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는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일단 이 문제는 국민의힘에 불리한 이슈는 아닐 것 같다.



선거의 승패를 가를 요소는 선거 구도와 바람(風) 그리고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총선은 회고형 선거이기 때문에 정권 초반에 치러지는 총선이 아니라면 정권 평가적인 요소를 갖기 마련이다. 총선 구도가 정권 심판론으로 짜이기 십상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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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일반적으로 야당의 무기다. 특정 이슈를 선점하기에는 야당이 여당보다 아무래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표현하면 야당은 부담 없이 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여당이 갑자기 지르고 나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여당이 이슈를 선점했다는 것이다. 정치 공학적으로 보면 이는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탁월한 전략이라고 할 만하다.

전략적으로 매우 탁월한 이유는 또 있다. 허를 찔린 더불어민주당이 이렇다 할 대응을 하기도 어렵다는 점이 그것이다. 홍철호 국민의힘 경기 김포을 당협위원장이 9월 10일 1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포 시민의 84%가 서울 편입을 찬성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을 공격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행정 대개혁을 들고나왔다. 그런데 대개혁이라는 용어는 추상적이어서 국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정치에서는 설명을 하면 안 된다. 정치에서 설명을 하는 순간 정치는 사라지고 해당 사안은 행정이 된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설명이 필요 없지만 행정 대개혁은 상당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제기한 이슈의 대응 수단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포시 서울 편입 여부를 총선 전에 결론지어야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즉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이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줄 경우 다른 위성도시들의 서울 편입 요구도 거세질 수 있고 주변 도시들의 이런 희망은 국민의힘에도 선거 승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서울 편입 논란에서 소외된 지역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위험 요소다. 이번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란이 수도권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보는 것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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