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바느질 봉사' 김도순·곽경희씨 등 3명 LG의인상

남기엽 소방위 ,고층 난간 여성 구해

왼쪽부터 김도순(79), 곽경희(62) 씨, 남기엽 소방위. 사진 제공=LG왼쪽부터 김도순(79), 곽경희(62) 씨, 남기엽 소방위. 사진 제공=LG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바느질로 봉사 나눔을 실천해 온 김도순(79), 곽경희(62) 씨가 LG(003550) 의인상을 수상했다. 고층 난간에서 추락 위험에 놓인 시민을 구조한 남기엽 소방위(45·전북소방본부 119안전체험관)도 LG 의인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LG복지재단은 김 씨, 곽 씨와 남 소방위에게 이 같은 공로로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씨는 1996년부터 28년간 매주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발달장애학생 재봉 지도, 지역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수선, 목욕 봉사 등 각종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중증 지체장애로 다리가 불편한 와중에도 그는 총 1500회 이상의 재봉 지도를 포함해 2만 시간의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김 씨는 의상실 운영 경험을 살려 1996년 한국육영학교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광진학교에서 장애 학생들에게 주 6~7시간씩 재봉 지도 봉사를 하고 있다. 노인 요양원 수선 봉사, 장애인 시설 목욕 봉사, 노인 이미용 접수 봉사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실천했다.



김 씨는 “장애로 인해 한때 비관한 적도 있었지만 봉사를 통해 더 큰 행복을 찾았다”며 “몇 년 전 재봉을 가르쳤던 학생이 국제 장애인올림픽에서 수상한 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곽 씨는 사회적 기업인 ‘바늘한땀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19년째 미혼모 입양아가 입을 배냇저고리와 독거노인을 위한 수의를 만들어 기부하고 있다.

그는 자원봉사를 하던 중 아이를 입양 보내는 미혼모들을 보고 30년 넘게 한복을 만든 경력을 살려 배냇저고리를 만들어 전달하기 시작했다. 또 병동에서 수의 없이 떠나는 노인들을 보며 6개월간 수의 제작법을 배운 뒤 자비로 수의를 제작해 기부했다. 코로나 시기에는 1만 개 이상의 면 마스크를 만들어 기부하기도 했다.

곽 씨는 “나눔을 위한 바느질은 매 순간이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재능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남 소방위는 9월 1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고층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여성은 깨진 유리에 다쳐 피를 흘리며 몸 절반 이상이 난간에 나와 있었다.

같은 단지에 거주 중인 남 소방위는 즉시 해당 가구로 올라가 초인종을 눌렀다. 응답이 없자 바로 아래층 주민의 도움을 받아 15층 베란다 난간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난간을 붙잡고 한쪽 팔로 추락 직전의 여성을 베란다 안쪽으로 밀어 넣어 목숨을 구했다.

LG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오랜 기간 바느질 봉사를 해온 두 분과 쉬는 날에도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소방관의 따뜻한 헌신이 우리 사회에 더욱 확산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수여 배경을 전했다.

LG 의인상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지금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217명이다.


진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