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A 노선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속도를 높여 ‘수도권 30분 출퇴근 시대’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GTX-A의 수서역~화성 동탄역 구간을 내년 3월 조기 개통하고 GTX-B(인천대입구역~남양주 마석역), GTX-C(양주 덕정역~수원역) 노선을 각각 연말과 내년 초 착공하는 등 임기 내 수도권 광역교통망 완성을 위한 사전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에 담겼던 GTX-A·B·C 노선 연장안과 D·E·F 신설 노선에 대해서도 연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400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GTX 요금은 내년 상반기 도입되는 대중교통요금 할인 정책 ‘K패스’를 적용해 20~53%까지 할인할 예정이다. ‘김포·서울 통합론’으로 수도권 민심을 흔든 직후 수도권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광역교통망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어서 대통령실발 수도권 민심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6일 GTX-A 노선 건설이 진행 중인 경기 화성시 동탄역을 찾아 ‘2023 광역교통 국민 간담회’를 열고 “GTX를 연장해 강원·충청 지역까지 모두 묶어 30분 안에 출퇴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GTX-B 노선을 강원 춘천, GTX-C 노선을 충남 천안·아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연내 발표될) GTX-D·E·F 노선의 경우 재임 중 예비타당성조사를 비롯한 모든 절차를 완료하고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무리해두겠다”며 “전체적으로 중부 이북 지역은 1시간 이내에 다닐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정부 여당에서 김포·서울 통합론을 던진 데 이어 윤 대통령이 광역 교통 정책을 내세운 것은 수도권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서울 인근 경기도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정책을 통해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출퇴근에만 하루에 90분 가까이 사용하는 수도권 주민들을 공감·위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김포 출근 시간대에 골드라인을 타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힘들었다”며 “곧 화성 동탄 지역 인구가 100만 명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도 GTX-A 조기 개통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차 속도만 높일게 아니라 공사 속도도 급행열차같이 높여서 완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인 언급한 경기 화성시와 김포시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윤 대통령은 GTX의 개통 초기 요금에 대해 “요금이 비싸서 4000원 정도 예상되는데 서민들 주머니 사정으로 부담이 좀 많이 되기에 출퇴근 이용 시 20%, 등하교 청년에게는 30%, 저소득층과 어려운 서민은 약 53%의 최대 할인율을 차등 적용해 나머지는 중앙지방정부 재정으로 분담해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GTX 요금을 내년 상반기에 도입될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 사업인 ‘K패스’에 포함시키겠고 공개 약속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지방 광역 철도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미~경산을 연결하는 대구권 광역철도는 2024년, 울산 태화강에서 부산 송정까지 연결하는 울산권 광역철도는 2025년 개통하겠다는 내용이다. 충남 계룡과 충북 신탄진을 잇는 충청권 1단계 광역철도는 2026년 조기 개통한다. 이 외에도 5대 권역별 광역철도 사업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다. ‘메가 서울’ 담론이 떠오르면서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GTX 신설에 따른 직접 고용 효과만 연간 21만 명, 생산 유발 효과는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후방 경제 효과는 막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만 향후 20년간 약 50조 원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된다는 분석도 있다”며 “(광역교통망의 구축은) 부동산과 산업 경제 지형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