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6선 박병석 “총선 불출마”…여야 인적 쇄신경쟁 불붙나

“시대적 소명 투철한 새 사람이 맡아달라”

우상호·오영환 이어 현역 세번째 불출마

여야 쇄신 요구…김기현·장제원 거취 주목

인요한 “비례대표 30~40대로 나이 내리자”


제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 중 최다선인 박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함에 따라 여야 모두에서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의 지도부 및 중진 거취 결단에 대한 당 안팎의 여론이 한층 거세지게 됐다.




국회의장 출신의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내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의장 출신의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내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국회에서 저의 역할을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치인은)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잘 판단해야 한다”며 “정치도 노·장·청의 결합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의 패기, 장년의 추진력, 노장의 경륜과 지혜가 어우러질 때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박 의장은 특히 “시대적 소명이 투철하고 균형 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 사람이 맡아달라”며 새 인물 수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친정인 민주당을 향해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는 최근 당내 일각에서 총선 200석 승리를 자신하는 목소리가 공론화돼 오만하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은 데 대한 고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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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4선 우상호 의원과 초선 오영환 의원에 이어 박 의원이 세 번째다. 앞서 올 8월 김은경 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다선 용퇴론’을 제안했지만 박지원·천정배 전 의원 등 대다수의 ‘다선 올드보이’들이 반발해 유야무야된 상태였다. 현재 민주당 내 주요 다선 의원들과 정동영·유성엽 전 의원 등 주요 민주당 중진들은 내년 총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인적 쇄신이 김은경 혁신위 좌초 이후 유야무야된 사이에 여당은 근래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필두로 총선 표심을 겨냥한 인적 쇄신 이슈를 독점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최다선인 박 의원이 불출마를 결단하면서 쇄신의 물꼬를 다시 트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인 위원장이 당내 지도부 및 중진 의원 등을 겨냥해 ‘희생’ 어린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이달 3일 윤핵관 및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거나 불출마를 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날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을 사랑하면, 나라를 사랑하면,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되면 결단을 내리라”며 “한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근래에 국민의힘 다선 의원 중 수도권 ‘험지 출마’를 자청한 인물은 3선의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이 유일하다. 다선은 아니지만 초선 비례의원 중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도 최근 ‘당이 원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의 결단을 계기로 인적 쇄신이 봇물처럼 터지려면 당 지도부 및 중진 의원 중에서 추가적인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진단이다.

친윤계 주요 인사 및 지도부는 아직 거취 표명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조만간 일부 인사가 거취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김기현 대표, 장제원 의원의 결단이 인적 쇄신 여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며 본인 거취와 관련된 다양한 선택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야당 강세 지역인 경기도 김포에 출마하거나 불출마 결단을 내리고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김 대표의 결단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편 인 위원장은 기성 정치인들의 역할을 줄이고 청년들은 전진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내며 여야 간 혁신 경쟁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혁신위 회의에서) 비례대표 나이를 내리는 것을 의무화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30~40대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청년을 키워드로 한 3호 혁신안 중 하나로 ‘비례대표 연령대 낮추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비례대표 공천 시 청년 몫 할당 등 청년층의 국회 진입을 장려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희윤 기자·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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