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알콜락' 내년 도입…車보험료 내려갈까

음주운전 상습범 방지장치 부착에

보험사 손해율 감소 기대감 커져

도입 효과 2년은 지나야 현실화

업계 "음주 할증 보험료 도입을"


‘알콜락’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가 내년 도입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손해율 감소가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험 소비자들의 편익도 증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자 내년도 차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법제처가 음주운전 방지 장치(알콜락) 도입을 뼈대로 한 도로교통법을 공표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는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5년 내 음주운전 처벌 이력자가 다시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된 후 면허를 재취득할 경우 일정 기간 알콜락을 부착해야 하는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받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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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만 5059건이 발생했다. 전체 교통사고(19만 6846건)의 7.7% 수준이다.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최근 들어 감소 폭이 정체되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 재범률은 44%에 달한다. 통상적인 범죄 재범률(10~20%)보다 배 이상 높다. 음주운전 재범을 줄여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이 알콜락 도입의 취지다.

알콜락이 시행되면 보험 업계는 음주운전 사고가 감소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할 것으로 본다. 예컨대 대형 손보사인 A사의 경우 올해 9월 말 기준 교통사고 관련 보험금 지급액은 3조 2163억 원이고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지급 보험금은 568억 원으로 2% 정도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음주 사고가 없어진다면 손해율을 2%포인트 정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도 올해 국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보험사들이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5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3%로, 지난해 같은 기간(78.0%)과 비슷하다. 사업비를 고려한 보험사들의 손익분기점인 80%보다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상생금융’ 확대를 주문하며 보험사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보험료 인하 수준을 2%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만큼 내년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알콜락 도입 등에 따른 효과가 나타난다면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될 확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알콜락이 도입됐지만 대상자가 2026년은 돼야 나타날 것으로 보여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보험 업계에서는 알콜락과 함께 음주운전자에 대한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징벌적 보험료 할증 부과 등 실효성 있는 다른 방안들도 함께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보험료 할증률이 높을수록 음주운전자 수 및 사망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것은 보험사의 이익보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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