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고분양가에…'수십대 1 경쟁률 =100% 계약' 공식 깨진다 [집슐랭]

◆서울 초역세권 단지도 찬바람

"주변 시세보다 비싸" 계약포기 속출

정당계약 미계약률 두자릿수 잇따라

78대 1 기록 보문센트럴 아이파크

27% 미계약…24가구 무순위 풀려

상도클라베뉴도 수백채 선착순 분양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했지만 고분양가 여파로 미계약률이 두 자릿수가 넘는 수도권 단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보통 미계약 물량은 청약 경쟁률이 저조할 때 많이 나오는데 이러한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좋은 입지 등을 고려해 일단 청약에 나섰지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 상당수 당첨자가 막상 계약을 포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들어서는 ‘보문센트럴아이파크’는 15일 2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지하철 6호선 보문역 초역세권에 지어지는 19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다. 올 9월 1순위 청약 때 평균 78.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막상 정당계약을 앞두고 포기하는 최초 청약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모집가구의 500%)가 속출하면서 전체 일반분양 물량 87가구의 27.6%에 달하는 24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이 밖에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개봉’도 9월 분양 당시 25.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공급 물량의 38%인 72가구가 미계약돼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풀렸다.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도 9월 분양 때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당첨자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해 현재까지 수백 가구를 대상으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지는 총 771가구 규모로 이중 401가구가 일반에 공급됐다. 미계약 물량이 발생한 다른 단지와는 달리 청약홈을 통한 공개 청약 대신 모델하우스에서 선착순 청약을 진행한 것도 미계약 물량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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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가 좋은 곳임에도 미계약 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고분양가 때문이다. 대개 미계약 물량은 청약 경쟁률이 낮을 때, 청약 부적격 당첨자나 계약 포기자가 있을 때 나오는데 서울 및 수도권 단지에서 수십 가구 이상 무순위 물량이 나오는 것은 계약 포기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분양 업계의 분석이다. 보문센트럴아이파크 전용면적 76㎡ 기준 분양가는 9억 5400만 원~11억 1500만 원이다. 인근 보문파크뷰자이의 전용 84㎡가 최근 10억 9000만 원, 72㎡는 9억 7000만 원대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1억 원가량 비싸다. 후분양 단지인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는 전용 59㎡가 10억 원 초반, 84㎡가 13억 원 중후반대로 역시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보문센트럴아이파크의 경우 강북권인데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가 있었고 주변 비슷한 평형대보다도 비싸 계약률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또 대출 규제 강화에 주택 관련 금리 상승까지 겹쳐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서울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쏟아지면서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 보유 여부, 거주지나 보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전국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393.5대1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경우 441.2대1로 지난해(43.2대1)보다 무려 10배 이상 경쟁률이 상승했다. 실제 정당계약에서 대거 미계약 물량이 나온 호반써밋개봉의 무순위 청약에는 총 107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4.88대1을 기록하며 최종 완판에 성공했다.

한동훈 기자·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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