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빈대 공포’ 전국 확산… 어떤 퇴치제 써야 할까?

가정용 살충제, 빈대 내성 탓 효과 낮아

대체 살충제 승인됐지만 가정용은 아냐

"스팀 청소기·드라이어 고온으로 방제"

코레일 서울본부가 열차 운행이 종료된 10일 새벽 서울역 대합실에서 빈대 예방을 위한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코레일코레일 서울본부가 열차 운행이 종료된 10일 새벽 서울역 대합실에서 빈대 예방을 위한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코레일




전국에 빈대가 확산해 살충제 판매량이 최대 10배까지 급증하고 일부 제품의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가정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살충제는 빈대의 저항성 탓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대체 살충제 8종 사용을 승인했지만 모두 방역용 제품이라 가정에서 함부로 활용하면 안 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002210)이 제조·판매하는 살충제 ‘비오킬’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배 급증했다. 경남제약(053950)이 지난해 출시한 모기·진드기 기피제 ‘모스펜스’의 같은 기간 판매량도 3배 늘었다. 기내에서 쓸 수 있는 비오킬 100㎖ 이하 제품은 이미 일부 약국과 약국 전용 온라인몰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다만 비오킬은 국내에서 발견되는 빈대가 저항성을 가진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다. 비오킬의 주 성분 ‘퍼메트린’은 들국화의 일종인 제충국(除蟲菊)에서 나오는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피레스로이드계 물질이다. 이외에도 델타메트린, 싸이퍼메트린 등이 피레스로이드 계열로 분류된다. 질병청은 전날 빈대 발생 현황 관련 회의에서 “주요 살충제인 피레스로이드 계열의 살충 효과는 낮아지고 있어 감시와 효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스펜스의 주 성분은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이카리딘’이다. 모기·진드기 기피제지만 빈대 기피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산부를 비롯해 영유아나 반려동물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아직 생산량을 늘리거나 판매 제품군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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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의 빈대 박멸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도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빈대 방제를 위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디노테퓨란으로 만든 살충제 8개 제품을 10일 긴급 사용 승인했다.

이번에 사용 승인된 제품은 모두 전문 방역업자가 사용하는 방제용으로 가정용이 아니다. 과학원 측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가정에서도 쓸 수 있도록 안전성 검증 등 후속 승인 절차에 즉시 착수했다”며 “저항성이 덜한 다른 살충제도 추가 발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정에서는 화학적 방제에 앞서 스팀 청소기의 고온 증기를 활용한 물리적 방제가 권고된다. 고온에 약한 빈대의 성질을 이용하는 원리다. 스팀 청소기가 없다면 헤어드라이어로 대체 가능하다. 질병관리청도 '빈대 정보집'에서 빈대가 서식하는 가구 틈이나 벽 틈, 매트리스 등을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고 해당 부분을 열처리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스팀 청소기가 없다면 헤어드라이어를 ‘고온·약풍’으로 맞추면 된다. 강풍으로 열처리를 하면 아직 생존한 빈대나 알 등이 엉뚱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 약풍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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