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예정인 만큼 계획한 투자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3일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전기차 신공장 기공식 이후 취재진과 만나 “비용 절감 등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큰 틀에서 어차피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운영의 묘를 살려 해볼 생각”이라 말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미국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이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것과 달리 계획한 투자를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이날 취재진에게 “ 인프라 부분에서 충전 불편함은 있지만 크게 봤을 때 전기차가 대세는 대세인 것 같다”며 “전기차 수요는 지속적으로 창출돼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꺾이자 연이어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낮추고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포드는 애초 계획한 전기차 투자액 500억 달러(약 66조 원) 가운데 120억 달러(약 16조 2600억 원)를 줄였고 SK온과 설립을 추진 중인 미국 켄터키주 배터리 합작2공장 가동 계획도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GM은 지난해 중반부터 내년 중반까지 2년간 전기차 40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폐기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조건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며 전기차 수요가 부진하다고 인정했다.
정 회장은 할아버지인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의 정신을 이어받겠다고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선대회장님의 ‘하면 된다’는 생각, 근면한 정신을 중심으로 함께 노력할 각오가 돼있다”며 “저 뿐만이 아니고 모든 임직원이 같이 느끼는 생각”이라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휴머니티”라며 사람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