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런던 공연에서 우리 전통 음악은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오래 전부터 유럽에서 열렬한 반응을 목격했던 터라 자신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국내에서도 전통 예술에 대한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세계적인 K콘텐츠들은 그 내용 뿐 아니라 한국적 색채를 가미한 OST로도 크게 사랑받았다. 두 작품의 OST를 만들어 낸 작곡가 정재일이 다음달 15·16일 단독 콘서트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선다.
지난달 열린 런던 공연에서 우리 음악을 접목한 ‘어 프레이어’로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정재일은 “국악은 익숙해지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깊고 넓은 세계가 있다”며 “30년 간 함께 한 전통 음악을 오랫동안 함께 해온 연주자들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통음악·영화음악·개인앨범 총 세 가지 파트로 구성됐다. 소리꾼 김율희와 사물놀이 느닷, 대금 연주자 이아람,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등과 함께 한다. 그는 “팬데믹을 겪으며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며 “행복을 빌어주고 액운을 물리치는 음악인 ‘비나리’와 영혼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의미를 담은 ‘씻김굿’의 요소를 음악에 담았다”고 말했다.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오겜’과 ‘기생충’의 OST들도 편곡해 들려준다. 정재일은 “20분 구성의 메들리를 준비했다”며 “기존 작품과 다른 서사를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주는 더 퍼스트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한국의 전통 음악을 세계에 소개하고 있어 이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만 그는 “저는 근본 없는 음악가”라며 자신을 낮췄다. 중학교 때부터 한상원밴드의 베이시스트로 발탁되어 프로 뮤지션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고등교육을 받았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근본 없이 음악을 해서 새로운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와 시리즈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연극·뮤지컬·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이어간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과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다시 세계에 한국의 음악을 알린다. 그는 “최근에는 서울시향의 얍 판 츠베덴과 만나 협업을 해 보자고 논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 20년 만의 풀 렝스 CD 앨범을 발매한 그는 개인 작업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제 안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나 탐험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 해 왔던 헤비메탈도 할아버지가 되기 전에 해 보면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