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APEC CEO 서밋’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면한다. 각 기업들은 시 주석과의 만남을 계기로 미중 갈등 국면에서 위축된 대(對)중국 사업을 다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현지 시간)부터 사흘간 개최되는 APEC CEO 서밋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엑슨모빌의 대런 우즈,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오픈AI의 샘 올트먼 등 거물급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많은 CEO가 시 주석과의 만찬에 초대받았다”며 “덜 공식적인 환경에서 그들의 우려와 야망을 알릴 기회”라고 전했다.
그간 미중 관계 경색으로 미국 기업들은 정보기술(IT)은 물론 석유·가스, 금융, 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 정부는 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과 현지 투자를 틀어막았고 중국 정부는 자체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자국산 스마트폰 등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이번 서밋에 참석하는 기업 중에는 광둥성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공장 건설 허가를 받은 엑슨모빌, 가상현실(VR) 기기 판매 계약을 맺은 메타 등 중국 시장이 절실한 기업들이 많다. 플로리다인터내셔널대의 댄 프루드옴므 경영학 조교수는 “기업들은 정치적 긴장의 표적이 되지 않는 산업에 종사하고 있음을 설득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기업들은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전날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기간에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737맥스’ 구매를 계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보잉의 최대 항공기 수출국이었지만 무역 분쟁이 격화한 후 구매 계약이 급감했다. 이 외에도 중국은 지난주 미국으로부터 300만 톤 이상의 대두를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