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가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경제침체 등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속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움츠러드는 모습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특히 시는 파주시 지역화폐인 '파주페이' 예산도 전액 시비로 부담하기로 하고, 인센티브 상시 10%의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시는 민생과 경제를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하겠다는 김경일 파주시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16일 시에 따르면 2024년 예산안으로 전년 대비 526억 원 증액한 2조 70억 원을 편성해 파주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예산안은 본예산 기준으로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시는 내년 예산안 편성 방향을 △약자·취약계층 보호 △일자리·경제 회복 △지속 가능한 성장 등으로 제시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에서 곳간을 풀어 서민경제를 챙기는 한편 파주시를 ‘100만 도시’로 끌어올리기 위한 중점사업에 집중 투자해 도시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국도비 보조사업 매칭사업에 대한 시비 부담이 늘어나 재정 여력이 축소된 상황이지만 경상적 경비, 행사성 경비 등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대규모 투자 사업의 경우 국도비 확보 추진 재정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자체사업을 올해 6400억 원에서 내년에는 6600억 원까지 늘리는 등 공약사업과 민생현안 사업에 가용재원을 적극 투입하는 한편 예산집행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세수 증가·감소 요인 공존…지방채 발행 검토는 없어
우선 시는 행사성, 경상적 경비를 조정해 사회복지 등 민생현안에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반회계 세입예산은 지방세나 세외수입과 같은 자체수입의 경우, 인구 유입 등 세수 증가 요인과 경기침체로 세수 감소 요인이 공존함에 따라 올해 대비 125억 원 증가한 4961억 원으로 추계했다. 국도비보조금 6993억 원, 교부세교부금 3700억 원, 보전수입 1046억 원을 반영했다.
시는 자체 재원 증가로 재정 자립도 상승 여건은 마련됐으나 국도비 보조금 등 이전 재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함에 따라 재정지표는 올해 30.0%에서 0.3% 소폭 하락한 29.7%를 기록했고, 재정자주도는 자체 재원과 교부세 등의 증액으로 2024년 51.9%로 4.8%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재정 여건이 녹록하지는 않지만 현시점에서는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지 않고 잉여금 등을 최대한 활용하되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세출에서 재정수요가 가장 큰 분야는 사회복지 분야로 일반회계 중 7577억 원(45.4%)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통 및 물류 분야가 1768억 원(10.6%), 환경 분야 1,295억 원(7.7%), 일반 공공행정 분야 1019억 원(6.1%)으로 뒤를 이었다.
약자·일자리·성장 3대 핵심 민생 현안에 과감하고 집중적 투자
시는 경기 하락과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 등 악조건 속에서도 적극 재정으로 경기 진작을 도모하기 위해 △약자·취약계층 보호 △일자리·경제 회복 △지속가능한 성장 등 3대 핵심 민생현안을 고려한 재정 분배에 방점을 두고 세출 예산을 편성했다.
우선 성매매 피해자 및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 지원과 초등학교 입학 축하금 등 약자와 취약계층 지원, 출생 축하금과 같은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7211억 원을 편성해 사각지대 없는 복지체계를 마련하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민이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하겠다는 김경일 파주시장의 민생 정책 추진 의자에 따라 일자리·경제 회복 분야에 844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시는 파주페이 2.0시대를 천명하고 인센티브 상시 10% 유지 등을 통해 심폐 소생이 필요한 골목상권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 성장 및 100만 도시 파주의 미래 먹거리 준비를 위한 대규모 투자 사업을 추진하는 등 ‘파주형 뉴딜정책’에 1653억 원을 집중적으로 투자, 고용 창출과 경제 회복을 동시에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내년 파주에서 개최되는 경기도 체육대회를 비롯해 초중고 맞춤형 통학차량 지원, 농민기본소득 등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예산도 섬세하게 편성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불안정한 경제 여건이 지속될수록 시민 생활 안정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긴축재정이 능사가 아니라 오히려 곳간을 푸는 적극재정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단계적 예산편성 등 선택과 집중의 재정운용으로 시민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