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재명, 주 4.5일제 vs 정부, 연장근로 유연화…노사정 대화서 논의되나

정부, 노사정 대화서 근로시간 개편안 마련

민주당, 개편안 대항 성격으로 4.5일제 추진

노사정 대화 복귀 한국노총, 정부안 부정적

4.5일제도 의견수렴 필요…한국노총 명분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에방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의 만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에방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의 만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이 노사정(노동계·경영계·정부) 사회적 대화 의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추진하는 주 4.5일제를 꺼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어서 의제 제안 가능성은 낮지 않다. 이렇게 되면 이 대표의 주 4.5일제와 정부의 특정 업종 연장근로 유연화가 노사정 대화 테이블에서 맞붙는 구도가 된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일 대전 현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노동 총량을 늘려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한다는 전략은 있을 수 없다”며 “주 4.5일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장시간 근로 국가를 만든 원인을 주 52시간제로 보고 근로시간 총량(법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방향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특정 업종의 연장근로 유연화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고용노동부는 13일 특정 업종과 직종만 주 단위 연장 근로시간을 현행보다 더 쓸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 주 52시간제는 유지되지만, 특정 업종은 주 52시간+추가 연장근로 방식으로 근로시간이 늘 수밖에 없다.

정부안의 키는 한국노총이 쥔 형국이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개편 구체안을 노사정 대화를 통해 마련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불참해 공회전이던 노사정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한국노총의 13일 전격 복귀로 재가동됐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이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이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심은 한국노총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전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69시간제는 실패한 정책이다”며 “사회적대화를 실패하거나 일방적인 정책을 밀어붙이는 들러리로 내세운다면 사회적 대화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 방향이 주 69시간제의 보완책이란 점에서 현 개편 방향도 부정적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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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주 4.5일제를 정부안의 견제 차원에서 노사정 대화 의제로 꺼낼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복귀 전 민주당과 정책 연대를 해왔고 주 4.5일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동의했다. 게다가 대정부 투쟁을 해왔던 한국노총은 전격적으로 노사정 대화에 응한 데 대한 비판도 받고 있다.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노동계 대표 단체로서 정부와 야당이 제시한 안을 함께 논의하자는 식으로 노사정 대화 복귀의 명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4.5일제의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올 3월 주 69시간제를 꺼냈을 때처럼 근로시간 개편은 전 국민적인 관심 사인이고 찬반이 극명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여소야대 지형을 이용해 근로시간 개편 입법을 강행할 경우 정부처럼 역풍을 맞는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만일 주 4.5일제와 연장근로 유연화가 노사정 대화 의제에 오르면 뜨거운 논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경영계는 주 4.5일제가 되면 생산성 하락이 불가피해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이미 개편 방향을 만든 정부도 민주당안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두 안의 절충안을 찾자는 제안만으로도 논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노사정 대화 의제는 정년 연장,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원·하청 불공정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안이 거론되지만,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의제는 이르면 내달 초 열린 노사정 대표자(고용부, 경사노위, 한국노총, 경총) 회의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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