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박전무·김대리도…"법인 렌터카 4대중 1대는 친환경車"

하이브리드 비중 4년새 10% 껑충

친환경차 도입후 연료비 절반 아껴

대형차 출시로 임원차 선택지 확대

EV9사전계약 법인 비중 40% 육박

정부 ESG 경영 동참 움직임도 한몫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업무용으로 빌리는 법인이 최근 4년 새 4배 급증했다. 유류비 등 각종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6일 국내 최대 렌터카 사업자 롯데렌탈(089860)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법인 장기렌터카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나타났다. 4대 중 1대가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차로 구성된 셈이다. 2019년에는 전체 물량 중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6.9%에 그쳤지만 올해는 17%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의 비중도 2.9%에서 7.9%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내연기관차보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업무용으로 사용할 때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이 부각되며 법인 장기렌터카의 친환경차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업무용 차량은 장거리 운행이 잦은 만큼 친환경차 이용 시 유류비를 최대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차 할인 혜택으로 고속도로 통행료, 공영주차장 할인 등 부가적인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롯데렌터카를 통해 업무용 차량을 운영하는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아반떼 가솔린 모델 대신 니로EV를 사용한 뒤 대당 연료비를 약 809만 원 절감했다. 쏘나타 가솔린 차량을 하이브리드로 바꾼 뒤에는 약 560만 원의 연료비를 줄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무용 차량은 일반적으로 1년에 3만㎞ 이상을 주행한다”며 “경차를 사용한다 해도 막대한 유류비가 발생했는데 친환경차 도입 후 예산의 40~50%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 사진 제공=기아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 사진 제공=기아



임원에 지급하거나 의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래그십 전기차·하이브리드 신차가 출시된 점 역시 법인의 친환경차 도입에 영향을 줬다. 올 들어 기아(000270)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 출시됐고 신형 그랜저 등 주요 차종에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모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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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대를 기록한 EV9 사전계약의 고객 구성을 살펴보면 법인 비중이 40%에 달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차종의 법인 계약 비율이 30%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법인 고객이 몰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보니 선호하는 임원들이 많아졌다”며 “임원용 차량으로 마땅한 전기차가 없었는데 EV9이 출시되며 선택지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에 동참하려는 이유도 있다. 대기업이 신차를 구매할 때 친환경차를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권고안을 마련할 정도로 정부는 법인의 친환경차 사용을 독려한다. 주주와 평가 기관에 공시하는 ESG 경영 지표에도 친환경차 도입 현황이 기록된다. 이미 롯데그룹은 임원용 차량의 61%를 하이브리드로 채워넣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신형 그랜저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신형 그랜저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렌탈업계는 장기렌터카 시장의 큰 손인 법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완성차 제조사에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선호 물량을 대량으로 발주하고 있다. 법인 특화 서비스도 선보였다. 롯데렌터카는 비즈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법인 장기렌터카 브랜드를 출시하고 방문정비, 실시간 상태 진단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운행일지 작성, 비용 정산 업무를 간소화한 관제 서비스 커넥트프로도 개발했다. SK렌터카(068400)는 법인 고객에 월 단위 렌터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법인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의 하이브리드 선호 경향도 뚜렷하다. 직영중고차 기업 케이카(381970)가 소비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84.4%가 새 차 구매 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하이브리드를 구매하고 싶은 이유로는 67.5%가 높은 연비를 꼽았다. 취등록세 감면 및 공영 주차장 할인 등 혜택이 매력적이라는 응답도 14%에 달했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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