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딸이 다니는 중학교에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불법 대부업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구미옥 부장검사)는 15일 초고금리를 내걸고 돈을 제때 갚지 못한 이들에게 나체사진을 요구하는 등 불법 추심을 한 혐의로 대부업체 중간관리자 A(31)씨 등 직원 4명을 구속 기소하고 B(3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일반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어려운 피해자 83명을 상대로 2억5,000만원이 넘는 돈을 빌려준 뒤 연 3,476%∼2만4,333%에 달하는 이자를 받은 혐의(대부업법 위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이들은 소액으로 급전이 필요한 청년, 영세상인, 신용불량자를 상대로 30만원을 빌려준 뒤 일주일 후 50만원을 갚도록 하고 체불 기간이 길어질 때마다 '연장비' 명목으로 추가 이자까지 요구하는 등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훌쩍 넘는 이자를 요구했다.
약속한 기간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피해자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받아뒀던 나체사진을 보내거나 SNS에 올려 협박한 혐의(채권추심법 위반·스토킹처벌법 위반·성폭력처벌법 위반)도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생계비·치료비 등으로 급하게 돈이 필요한 청년, 영세상인, 신용불량자였으며 83명 중 30명이 30세 이하 사회 초년생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 일당이 추심 과정에서 채무자와 가족·지인에게 계속 연락해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한 것을 '지속·반복적으로 연락해 불안감 등을 준 행위'로 규정하고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실제로 한 피해자는 80세 노모의 치료비로 30만원을 빌렸다가 100만원으로 갚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당이 늙은 어머니와 회사에 욕설 전화를 했다. 결국 노모는 쓰러졌고 피해자는 회사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당은 상환이 지체된 또 다른 여성 피해자에게서 나체 사진을 받아낸 뒤 딸이 다니는 학교에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들은 "삼촌인데 조카와 통화하고 싶다"며 학교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대출광고, 채무자 모집, 대부자금 관리 등 역할을 철저히 분담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을 토대로 추후 총책 등을 수사해 범죄집단 조직·활동 혐의 추가 적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