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즌을 앞두고 국내 특급 호텔 업계가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매년 여름 시즌 빙수에 이어 겨울에는 ‘케이크’ 경쟁이 심화되며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디자인과 재료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최고 25만원대 케이크가 매진 행렬을 보인 가운데 올해도 케이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고물가 시대 속에 정부가 나서 물가 인상을 적극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 심리 속 유발된 가격 인상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막스마라 명품 협업부터 더욱 화려해진 디자인
1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는 연말 케이크를 위해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와 협업해 ‘트루 럭셔리(True Luxury)’ 콘셉트의 케이크를 출시했다.
막스마라의 ‘테디베어 아이콘 코트’ 탄생 10주년을 맞이해 막스마라 로고를 더한 더한 발로나 둘세 초콜릿 몰딩을 케이크 옆면에 장식해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더했다. 호텔 페이스트리 셰프가 손수 만든 막스마라 테디베어 코트를 입은 귀여운 다크 초콜릿 베어를 올렸. 또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티라미수를 베이스로 촉촉하고 부드러운 달콤함과 고급스러운 풍미를 냈다.
‘막스마라 케이크’는 막스마라 로고가 프린팅된 전용 케이크 박스 및 엽서와 함께 제공된다. ‘막스마라 케이크’는 12월 한 달 간 호텔 1층 ‘그랜드 델리’에서 판매되며, 가격은 15만원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베이커리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맞아 페스티브 케이크 2종을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한정 판매한다. 이번에는 ‘미니멀’과 ‘클래식’을 키워드로 ‘올드머니룩’의 특징을 갖춘 케이크를 선보였다.
프랑스 출신의 이그제큐티브 페이스트리 셰프 지미 불레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즐기는 유럽 전통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아 클래식한 스타일의 ‘레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었다. 이 케이크는 계피, 정향 등 다양한 향신료가 어우러진 부드러운 크림, 달콤한 초콜릿 무스, 상큼한 체리 콤포트, 얇고 바삭한 비스킷으로 다채로운 식감과 조화로운 맛을 전한다.
또 새하얀 눈이 오는 성탄절,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놓인 선물 상자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미니멀한 디자인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각종 초콜릿 데코레이션과 우유 파우더를 덮은 새하얀 고깔 모양 외관에 바닐라와 캐러멜을 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을 갖췄다. 각각 가격은 9만8000원, 17만8000원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오는 20일부터 1층 ‘가든 카페’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4종과 브레드 2종 판매를 시작한다. 신선한 딸기를 듬뿍 올려 트리를 형상화한 시그니처 케이크 ‘딸기 트리’를 비롯해 털 장갑과 뜨개질 무늬를 표현한 ‘스위트 오팔리스’, 화이트 초콜릿 가나슈와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빈에 앙증맞은 곰돌이를 얹은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케이크’ 등 다양한 구성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본관 1층 베이커리 ‘파라다이스 부티크’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8종을 출시했는데 쿠키슈와 바닐라 크림으로 루돌프를 재현한 ‘루돌프’, 진한 녹차 케이크와 동물성 생크림이 조화를 이루는 ‘녹차 초콜릿’, 트리 오너먼트 모형의 초콜릿으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타워’를 만나볼 수 있다. 각각 상큼한 딸기와 블루베리로 가득 채운 ‘딸기 쇼트’, ‘블루베리 쉬폰’ 케이크도 준비했다. 파라다이스시티와 공동으로 선보인 ‘딸기 트리’, ‘스위트 오팔리스’,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케이크’도 구매할 수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더 델리’에서 연말 케이크를 판매한다. 이번 홀케이크는 3종류로 선보였다. ‘페스티브 케이크’는 초콜릿 풍미 가득한 스펀지 시트에 비스킷과 솔티드 캐러멜 잼을 더했다. ‘블랙 포레스트 홀 케이크’는 체리 모양의 미니 케이크다. 또 크리스마스 장작 모양의 ‘스트로베리 초콜릿 로그 케이크’는 글로텐 프리로 마련했다. 가격은 8만원부터 12만원까지다.
30만원짜리 등장 가능성도…정부 압박 속 ‘그들만의 리그’
올해에도 호텔들이 케이크 가격을 지난해 대비 올렸거나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작년의 인기를 이어갈 지 관심이다. 케이크 재료인 밀가루나 버터 등 원부자재 가격이 인상한데다 환율 상승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장 최고가를 찍었던 케이크는 조선 팰리스의 ‘화이트 트리 스페셜 케이크’와 호텔신라의 ‘얼루어링 윈터’로 25만원에 판매했다.
올해는 케이크 가격이 평균 3~5만원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30만원대 케이크의 등장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 유통업계와 식품업계를 압박하며 가격 인상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크의 가격 인상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0만~20만원대의 높은 가격임에도 예약 오픈과 동시에 문의가 이어지며 예약이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케이크와 뷔페, 빙수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비싸야 잘 팔린다'라는 생각 때문에 경쟁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섬세한 수작업 때문에 고급 기술이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긴 제작 시간이 걸려 소량밖에 생산할 수 없어 하나의 ‘예술작품’인 셈”이라며 “비싸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