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김장 물가 잡았다지만…식당들 기댈 곳은 여전히 ‘수입산 김치’

4인가족 김장비용 소폭 줄었지만

질좋은 배추·무 가격 여전히 비싸

김치 수입량 지난해 추월 확실시

대체재 피클류 수입량도 증가세


김장철을 앞두고 정부가 주요 재료 비축 물량을 풀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 낮추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너무 오른 물가 탓에 시중의 수입산 김치 선호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반기 들어 김치 수입액이 매월 꾸준히 늘고 있어 연말까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김치 수입액은 지난 해를 넘어설 수 도 있을 전망이다.

20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김치 수입액은 1억3670만달러(1777억원·달러 환율 1300원 기준 )로 집계됐다. 지난 해 연간 김치 수입액인 1억6940만 달러(2202억원)를 바짝 따라가고 있다.








중국 등지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산 김치가 여전히 많은 이유는 단연 물가 부담 때문이다. 김치 수입액은 십여 년 넘게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2020년에는 1524만 달러(1981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21년 중국 내에서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김치’ 사건이 터지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산 김치 불매운동을 벌였고, 외식 자영업자들은 불똥이 튈까 우려해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밑반찬을 국산 김치로 바꿨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물가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속속 백기를 들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도 폭우와 폭염 등 이상 기후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며 수입산을 선택하는 곳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배추와 무, 대파, 깐마늘을 비롯해 소금, 새우젓 등 대부분의 재료들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소금값과 인건비 상승 여파로 절임배추 가격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절임배추 가격이 작년보다 다소 저렴하게 풀리긴 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물가 관리 영향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김치를 담그던 식당 자영업자이 비용이 늘어나자 중국산 김치로 다시 바꾸는 추세”라며 “김장 물가를 잡았다고 하지만, 퀄리티가 좋은 상품들을 구매하려면 그만큼 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수십년째 한 곳에서 음식을 팔면서 단골들에게 김치를 직접 담가 제공하는 걸 장사 철학처럼 여겨 왔지만 솔직히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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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가격 부담에 일종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피클류의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피클류의 수입액은 지난 2021년 3925만달러(510억원)에서 지난해 4335만달러(564억원)까지 늘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3538만달러(460억원)가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정부는 이같은 상황에서 각 가정에서 직접 담그는 김장 비용이라도 줄여보겠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하고 배추 2200톤을 비롯해 천일염 1000톤을 50% 할인한 금액에 공급했다. 아울러 배추, 대파, 생각에 대한 대형마트 공급가격 인하 금액을 지원했고, 245억원 규모 농수산물 할인지원 등의 행사를 늘렸다. 이에 김장비용은 지난해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30만1000원으로 지난해(30만6000원) 보다 1.63% 감소했다. 대형마트 기준으로도 36만6360원으로 전년(36만8120원)보다 0.48% 싸졌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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