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 82.7%는 의사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의사인력 확충에 관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취약지와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할 의사를 충원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7.7%가 '매우 필요하다', 25.0%가 '필요하다'고 답해 전체의 82.7%가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40대(86.5%)가, 지역별로는 광주·전라(88.6%)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의대 정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국민 대다수는 사립대가 아닌 국공립대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수도권 지역 의사 양성과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국공립대를 위주로 의대 정원 확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47.5%가 '매우 필요', 35.8%는 '필요한 편'이라고 답해 전체의 83.3%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국립대가 없는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77.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공의대는 졸업 후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는 기존에 있는 의대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민의 절대다수는 공공의대를 설립하기를 바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의사제 도입에 찬성하는 비율도 높았다. '10년 이상의 기간을 정해 지역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3.3%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는 지역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의사 인력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지역과 공공의료에 의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수가 확대, 의료사고에 대한 특례, 근무 여건 개선 등의 정책 패키지를 통해 의사단체의 민원만 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의사 인력 확충은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고, 원정 진료로 고통받는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라며 "지금은 의사들의 눈치를 볼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보건의료노조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든포스트가 이달 4∼6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로 진행했다.
의대 정원 1000명 안팎을 늘리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부는 이달 초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의대 희망 증원 규모에 대한 수요 조사를 실시했고 이날 오후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