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한국과 영국은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의 동반자이자 자유무역 시장으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라며 “양국은 사이버 안보와 방위산업 등 안보 분야의 협력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런던의 한 호텔에서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와 영국은 오랜 세월 뿌리 깊은 협력과 연대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1950년 북한의 불법적 기습 남침으로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였을 때 영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8만 명의 군대를 파병했고 1000명이 넘는 청년들이 목숨을 바쳤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에서 우뚝 일어서 기적과도 같은 압축 성장을 이뤄내는 데도 영국은 늘 대한민국과 함께하며 우리의 산업과 기술 인프라 구축 과정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내 한국인 교민 사회에 대해서 “1950년 47명 규모에 불과했던 교민 사회가 1970년대부터 한국 상사들의 영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환기했다. 이어서 “지금은 약 4만 명 규모로 서유럽에서 가장 크고 활발한 한인 사회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도 각자의 분야에서 더욱 큰 역량을 발휘해 영국 사회에 더 큰 기여와 봉사를 하고, 한영을 잇는 든든한 가교가 돼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영국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윤 대통령 내외에 대한 영국 측의 극진한 대접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는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서 영국 왕실에서 준비한 자주색 벤틀리 의전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벤틀리는 2002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의전 차량을 제작해 왕실에 전달했다. 영국 측은 지난해 윤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을 찾았을 때는 영국 총리가 사용하던 차량을 제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