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집값 뛴 강남, 보유세 30~50% 증가…강북 일부 단지는 3% 줄 수도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

◆ 보유세 시뮬레이션 해보니

올 주택 가격 지역별로 편차 커

잠실5 82㎡ 세금 200만원 늘고

용산 한가람 435만→415만원 감소

부산·인천 등 지방 하락폭 더 클듯





정부가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한 것은 국민 세 부담 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가 늘어날 경우 국민 불만이 팽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의식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내년에도 올해처럼 시세의 평균 69% 수준으로 공시가격을 책정한다. 시세 10억 원짜리 주택의 공시가격은 6억 9000만 원이라는 뜻이다. 단독주택은 53.6%, 토지는 65.5%가 적용된다.

정부는 현실화율 동결에 따라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올해 들어 주택 가격 평균 상승률이 0%대이기 때문에 내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로 변동 없다는 전제 아래 보유세 부담은 올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집값 변동은 지역별·유형별로 큰 편차를 보였기에 지난해보다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일부 서울 및 수도권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높아지고 이에 따른 보유세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반면 강남 3구 외 다른 서울 자치구나 광역시·지방의 주택들은 보유세가 줄 수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 11월 초 현재 집값이 오른 서울 자치구는 송파구(3.73%), 서초구(0.99%), 강남구(0.85%) 세 곳이다. 나머지 자치구는 0% 초반대에서 최대 6%까지 떨어졌다. 강북권은 3.12% 하락했다. 이 밖에 부산은 7.94%, 인천 4.49%, 경기도도 5.81%떨어졌다. 이에 서울 강남 3구 주요 고가 아파트의 내년 보유세는 올해 대비 증가하고 서울 강북권 및 지방 아파트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감소하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에 의뢰해 시뮬레이션 한 결과 강남의 고가 주택의 경우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30~50%가량 늘어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기사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내년 보유세가 약 632만 원으로 올해(438만 원)보다 200만 원(약 50%)가량 늘어난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시세가 뛰어 전용 82㎡ 기준 공시가(현실화율 69% 적용)가 내년 20억 3310만 원으로 올해(15억 1700만 원)보다 34%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올 9월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 20년 만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세가 올랐다. 이에 전용 84㎡ 내년 공시가는 18억 7497만 원으로 올해(15억 4400만 원)보다 21.44% 상승해 내년 보유세는 583만 원으로 올해(451만 원)보다 약 32%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114㎡의 내년 공시가도 올해 대비 7%가량 올라 보유세가 약 389만 원으로 12%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보유세가 감소하는 단지도 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전용 84㎡는 공시가가 올해 15억 1110만 원에서 내년 13억 9305만 원으로 7.81% 줄어 보유세도 435만 원에서 415만 원으로 3.2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북권 아파트의 경우 전년 대비 집값이 오르지 못하고 하락한 곳이 많아 보유세가 줄어드는 단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북구 돈암동 돈암현대 전용 84㎡의 보유세는 올해 약 49만 원에서 내년 47만 원으로 약 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의 공시가는 올해 4억 2400만 원에서 내년 4억 1541만 원으로 2%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집값이 오른 강남 3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보유세가 늘 것으로 보이지만 체감상 큰 폭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병탁 부지점장은 “올해 공시가격이 역대급으로 크게 내렸기 때문에 내년에 올라도 2020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낮다”며 “기저효과 탓에 보유세 금액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의 이선구 대표도 “강남 3구 및 일부 강북권 랜드마크 주요 단지는 전반적으로 보유세가 늘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내년도 최종 공시가격을 올해 말 부동산 시세를 반영해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단독주택과 토지는 내년 1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4월에 발표한다.

한편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 상승 폭이 작거나 하락한 빌라(연립·다세대) 등은 공시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집주인이 전세금을 더 낮춰줘야 한다. 정부가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전세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일 때만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한동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