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종현의 꿈, 최태원이 결실"…SK어스온, 中서 원유 첫 선적

하루에 최대 2만9500배럴 생산

내년부터 年 5000억 매출 기대

김준 "글로벌 오퍼레이터로 성장"

SK어스온 직원이 21일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유조선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 제공=SK어스온SK어스온 직원이 21일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유조선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 제공=SK어스온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를 산유국으로 만들겠다는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무자원 산유국’ 꿈을 최태원 회장이 대를 이어 완성했다. 해외자원개발에 나선 지 40여 년 만에 단독 운영권을 확보한 중국 광산에서 원유를 생산해 첫 선적을 마쳤다.

SK어스온은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 내 루펑 12-3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유조선에 선적, 출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선적한 원유는 약 40만 배럴로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의 약 15%에 달한다.



중국 17/03 광구는 SK어스온이 원유 탐사부터 개발·생산·선적까지 성공한 최초의 사업으로 9월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일일 생산량은 원유 생산 정점을 기준으로 약 2만 9500배럴이며 SK어스온은 내년부터 약 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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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은 사업 현장을 찾아 “올해는 SK가 자원개발을 시작한 지 40년, 운영권에 참여한 지 34년이 되는 해”라며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역량을 키워온 저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오퍼레이터(자원개발 전문 기업)로 도약하겠다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꿈이 최태원 회장 대에 이르러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이를 기반으로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오퍼레이터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SK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한 최 선대회장이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석유 개발 사업을 본격화했다.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뛰어든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개발과 이듬해 참여한 아프리카 모리타니아 광구 개발 모두 실패했으나 1984년 7월 북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하며 첫발을 내딛었다.

최 선대회장은 자원개발에 실패해도 임직원들을 문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그는 “자원개발 사업이란 본래 1~2년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패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말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조는 최 회장에게도 이어졌다. 최 회장 역시 자원개발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권한을 맡겼다. 이후 40년간 SK는 34개국에서 1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원개발 사업을 이어왔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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