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 메카난다(사진) 태국마약청(ONCB) 수사국장이 태국에서 검거된 한국인 마약사범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현지법으로 처벌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마약사범으로 적발되는 경우 “원칙적으로 한국으로 송환되는 일은 없다”고 경고했다. 텔레그램 등으로 모집된 일반인 마약 운반책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예고한 것으로, 태국발 밀수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메카난다 수사국장은 태국 방콕 ONCB 사무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태국 정부는 다른 국가의 범죄자를 대하는 데에 있어 어떠한 차이도 두지 않는다”며 “법적으로 규정된 구성요소들만이 처벌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국민과 동일하게 밀수 시도 여부·미성년자 대상 판매 여부·유통 마약 규모 등이 양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카난다 수사국장에 따르면 한국인 마약사범이 한국에서 체포될 경우 법적으로 적어도 수십 년의 징역형, 최대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메카난다 수사국장은 “마약사범과 다른 혐의를 저지른 범죄자는 구별된다”며 “다른 혐의의 경우에는 태국에서 체포된 범죄자가 한국으로 송환되는 경우가 많지만 마약사범은 현지에서 처벌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청에 따르면 태국에서 송환된 마약범죄자는 2019년 5명, 2020년 8명, 2021년 2명, 2022년 1명, 2023년 9월까지 5명으로 최근 5년간 수치를 모두 합쳐도 21명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태국에서 송환된 총 인원(175명)의 12% 수준이다.
메카난다 수사국장은 마약 범죄의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에서 한국으로 마약이 밀수되는 과정은 너무나 다양하다”며 “물건 내부에 넣고 숨기는 방식 등 은닉 방법이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입국경로도 항구를 경유하는 등 지능화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이용해 자금을 유통하는 점도 골치가 아픈 지점”이라고 밝혔다.
미얀마·라오스와 함께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인 이른바 ‘골든트라이앵글’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는 만큼, 태국은 한국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태국은 미얀마·라오스에 비해 항공·철도·도로 등 뛰어난 교통 인프라로 인해 마약 유통 대부분이 태국을 거치고 있다. 프린 메카난다 태국 마약청 수사국장은 “과거부터 한국과 태국은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관계”라며 “마약범죄 척결을 위해 정보를 교환하고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