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로터리] 가루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가루쌀은 겉모양은 쌀이지만 전분 구조가 일반 밥쌀에 비해 성글어 물에 불리지 않고 그대로 갈아도 쉽게 가루가 되는 새로운 쌀이다. 전 세계 단 하나뿐인 대한민국의 유일한 품종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에서도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가루쌀의 성질은 밀과 같아서 라면·빵·과자 등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글루텐프리 원료이기 때문에 가루쌀 가공식품을 수출 상품으로 기획해 해외시장을 공략하면 수출산업 활성화에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 이처럼 가루쌀은 농업과 식품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줄 농정의 핵심으로 현 정부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가루쌀 산업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첫해로, 짧은 기간이지만 다양한 성과를 이뤄냈다.



첫째, 가루쌀 재배 면적은 2000㏊로 전년 대비 20배 늘었고 ‘전략작물직불제’를 법제화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덕분에 일반 밥쌀 재배 면적을 줄여 쌀 수급 안정에 기여했고 갓 수확한 햇가루쌀 약 1만 톤을 식품 업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내년 가루쌀 재배를 신청한 농가의 면적도 목표치를 이미 1만 ㏊ 초과하는 등 농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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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식품 업계에서도 가루쌀을 활용한 제품 개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현재 10개 식품 기업에서 라면·빵·과자 등 42종의 제품을 출시했고 전국적으로 19개 베이커리에서 76종의 신메뉴를 선보였으며 소비자들의 호응도 좋다. 앞으로 부침 가루, 튀김 가루 등 가루쌀을 원료로 하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가정용 소비 수요도 확대해나갈 것이다.

셋째, 가루쌀의 대량 제분을 통해 생산비 절감과 산업화가 가능하다. 가루쌀은 물에 불릴 필요 없이 바로 빻아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분 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폐수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오염 걱정도 없다. 밀과 동일한 설비를 활용해 가루쌀을 빻아도 입자가 곱고 전분 손상이 낮아 가공용 원료로 소비가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직불금과 기술 교육 등 재배 농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식품·유통 업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식품 시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고자 한다. 또 국내에서 생산된 신선한 원료인 가루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제품화와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할 방침이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해서도 정부가 직접 매입해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그 누구도 밟지 않은 길에 처음 발자국을 남기면 그 뒤로 수많은 발걸음이 이어지고, 더 걸으면 길이 된다. 이처럼 가루쌀은 연간 200만 톤 수준인 국내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해 식량안보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길이 될 것이다. 쌀 수급 균형을 달성하고 식량 자급률을 높이며 국민 건강을 향상시킨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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