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3일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에 대해 험지 출마나 불출마의 희생을 요청하는 혁신안을 다음 주 중 당에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혁신위의 요구에 대한 당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10차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희생’ 안건과 관련해 “혁신위원들 사이 뜨거운 토론 결과 일단 한 주의 시간을 더 드리고 다음 주 정식으로 의결해 최고위로 송부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혁신위에서는 당 주요 인사들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내년 총선의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정치적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겠다는 판단에 과거 권고라는 표현 대신 정식 안건으로 의결하겠다는 것”이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날 인 위원장이 예방한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복수의 의원이 혁신위에 이 같은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김 위원은 전했다.
앞서 혁신위는 2호 혁신안의 키워드를 ‘희생’으로 설정하고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세비 삭감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등을 의결했다. 인 위원장은 이와 함께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구두로 권고했다.
아직까지 혁신의 대상이 된 의원들은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어떤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혁신위의) 다음 주 목요일 회의에서는 아주 강한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5호 혁신안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은 또 내년 총선에서 과학기술 분야 인재들에 대한 전략 공천 확대, 24개 장관급 부처에 과학기술혁신정책자문관제도 도입 및 대통령실에 과학기술수석보좌관 신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