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속보] 민주당, 기재위 소위서 '5호선 김포 연장' 예타면제법 단독 의결

방만재정 견제할 재정준칙은 폐기 기로에

이달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연합뉴스이달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23일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이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앞세워 수도권 선거의 주도권을 가져가자 다수 의석을 무기 삼아 또다시 입법 독주를 강행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를 단독으로 열고 국가재정법 개정안(김주영 의원안)을 단독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인구 50만 명 이상의 접경 지역이 포함된 대도시권 광역철도 확충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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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안은 서울시 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 사업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상 국가재정지원 사업에는 예타를 시행해 경제성 등 사업 효과를 분석해야하는데 비무장지대·민간통제선 등과 인접한 접경 지역은 각종 규제가 적용돼 예타의 허들을 넘기 힘든 상황은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근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대응해 김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자칫 “예타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법률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은 사실상 경기도 김포·파주 뿐으로, 특정 지역 교통망 확충을 위한 법률 개정은 형평성에 위배될 뿐 아니라 재정 건전성 기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예타 제도를 무력화·형해화 시키는 ‘예타완박(예타 완전박탈)’법”이라며 “포퓰리즘 입법 폭주는 국가 재정을 파탄으로 이끌 것”이라고 반발했다.

다만 쟁점은 남아 있다. 우선 김포가 ‘인구 50만 명’ 요건을 충족하냐는 점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김포시의 인구는 약 48만 명으로, 외국인을 포함해야 50만 명이 넘는다. 인구 산정 기준은 지방자치법(외국인 포함), 주민등록법(외국인 제외) 등 각각이 달라 논란이 될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런 지적에 “외국인을 포함하면 (김포시의 인구는) 51만 명이 넘는다”며 “지하철을 타는 외국인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재위 운영의 결정권을 쥔 상임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의원이라는 점도 변수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퍼주기 경쟁을 제어할 수 있는 재정준칙 입법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당초 경제재정소위원회는 이날 재정준칙 법제화를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박대출 의원안)을 논의할 방침이었지만, ‘5호선의 김포 연장’ 추진 법안에 밀려 논의 조차 되지 못했다.


이승배 기자·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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