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배충식의 모빌토피아] 수소경제로 탄소중립 달성해야

배충식 KAIST 교수

청정연료로 따로 만들어야 하는 수소

해외 생산·수입 통해 공급망 확보

안전한 이송·연소 기술 개발 나서야


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다. 탈탄소를 위해 수소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기 위한 탄소 중립 선언은 2050년까지 순이산화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이산화탄소 넷제로배출(NZE) 시나리오는 전 세계 정책의 지침이 되고 있다. NZE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전체 에너지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는 2050년에 이르러 20%로 줄어든다.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기화가 이산화탄소 저감 목표의 반 정도를 이룰 것이다. 효율 향상, 바이오연료,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에너지 소비 자세 변화, 무탄소 원자력발전과 연료 전환 기술에 더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수소다. IEA는 수소와 수소로 만든 합성연료가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에는 전체 에너지의 10% 정도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소요에 따라 수소 생산과 활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탄소중립녹색성장 정책에서 수소경제는 탄소 중립을 위한 생존 기술을 넘어 우리나라 미래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발전소와 연소 기기의 연료로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쓰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 연료가 되고 연료전지에서 전기를 발생해 전기 동력을 만드는 중요한 원료이기도 하다. 수소발전과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 연소 차량의 개발 소식이 세계 각 곳에서 들린다. 우리나라는 이미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동력 장치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 상품으로 수소 자동차를 출시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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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 수소전기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줄어들었고 수소가 부족해 때때로 문을 닫은 수소충전소도 허다하다. 수소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라는 수소를 실제로 쓸 만하도록 생산하고 취급하는 것은 어렵다. 일부 천연으로 존재하거나 산업체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를 제외하고는 수소는 따로 생산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이상적인 수소(그린수소),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개질해 탄소는 따로 포집해 활용하고 만드는 수소(블루수소) 등이 있는데 신재생에너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수소를 해외에서 만들어 수입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도 결국 80% 이상의 수소는 외국에서 도입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호주로부터 수소를 확보해 액화하거나 암모니아, 메탄올 같은 합성연료로 만들어 도입하도록 계획하고 있었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서 만들어진 값싼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이로부터 액체 합성연료를 만들어 이송하는 것은 에너지 수급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 기업들도 해외에 재생에너지발전산업단지를 만들고 수소나 수소화합물을 수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수소도 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의 11.5배라는 논문이 올해 초 발표돼 충격을 줬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소이며 가장 다루기 어려운 수소 분자를 만들어 잘 밀봉해 이송하고 남는 것 없이 태우거나 반응시키는 기술을 완비하는 것이 청정한 미래를 지향하는 우리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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