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왜 밥 안 차려주냐” 아내 살해한 80대…"치매"라며 선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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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밥을 차려주지 않는 등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80대 남성이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치매를 앓고 있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열린 23일 첫 재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80)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장은 "같이 살고 있던 배우자의 얼굴과 목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느냐"고 A씨에게 재차 물었다. A씨는 "내가 술 먹은 것처럼 치매기가 있다"는 동문서답을 했다.

이에 재판장은 "본인의 행동은 기억나는지", "치매기가 있어 당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취지인지" 물었다.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치매가 있어 행동이 억제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 형을 정할 때 참작해달라는 취지인지"냐며 묻는 질문에도 A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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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씨 측은 검찰 증거에도 모두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A씨의 치매진단서 등 양형자료 제출을 위해 한 기일 속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편 재판에 앞서 A씨는 지난달 27일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 확인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이를 철회함에 따라 이날 재판은 일반 공판기일로 진행됐다.

A씨는 지난 9월26일 오후 1시께 인천 연수구 선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B(80)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가족에게 전화 걸어 "아내를 죽였다"는 취지로 전했다. 이후 A씨는 가족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검찰은 A씨가 부부싸움 중 아내 B씨로부터 무시당한다고 느끼고 이에 분개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평소 아내가 밥을 차려주지 않고 무시하는 말을 해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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