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30~34세 56%가 '미혼'…2050년엔 청년 인구 '반토막'

[통계청 '청년세대' 보고서]

1인가구 20%로 20년새 3배 급증

미혼자는 2015년보다 6.5%P↑

청년세대 비중 30년뒤 11%로 뚝

女 사회활동 늘며 성별격차는 줄어

도봉구청 직원이 침수 피해 예방 등을 안내하기 위해 반지하 1인 가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 제공=도봉구청도봉구청 직원이 침수 피해 예방 등을 안내하기 위해 반지하 1인 가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 제공=도봉구청




혼자 사는 청년(19~34세) 비중이 2020년 기준 20%를 넘어서며 2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2000년 54.5%였던 청년 중 미혼 비중은 불과 20년 만에 81.5%로 치솟았다. 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30~34세 청년의 미혼 비중도 56.3%(2020년 기준)로 20년 전 18.7%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30년 뒤에는 청년 인구가 지금의 절반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혼자 사는 19~34세 청년의 비중은 20.1%로 2000년 6.6%에서 3배 이상 올랐다. 결혼이 늦어지며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부모와 함께 동거하는 청년 비중이 같은 기간 46.2%에서 55.3%로 소폭 올랐지만 결혼한 청년 비중은 37.1%에서 15.5%로 크게 줄었다. 2000년 6.6%였던 혼자 사는 청년 비중은 2005년 9.5%, 2010년과 2015년 12.6%, 12.9%에서 2020년 20.1%까지 급격히 치솟는 추세다.




늦어지는 결혼과 비혼 문화의 확산은 혼인율에서도 확인된다. 2020년 기준 미혼인 청년은 783만 7000명으로 전체의 81.5%를 차지했다. 2015년 75.0%보다도 6.5%포인트 늘었으며 2000년 54.5%와 비교하면 3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30~34세 청년도 웨딩마치가 뚝 끊겼다. 2020년 기준 30~34세의 미혼 비중은 56.3%로 2000년 18.7%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기준 평균 혼인 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8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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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혼자 사는 청년 인구는 193만 5000명으로 2015년 125만 9000명보다 53.8% 늘었다. 남성이 106만 1000명, 여성이 87만 5000명이었다. 혼자 사는 청년의 96.9%가 미혼이었으며 75.7%가 경제 활동을 했다. 청년 세대가 혼자 사는 이유로는 ‘직장’이 55.7%로 가장 많았다. 이 외 ‘독립’이 23.6%, ‘학업’이 14.8%였다. 1인 가구 청년은 다가구주택 등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이 50.8%로 가장 높았고 아파트(20.8%), 오피스텔 등 주택 이외의 거처(14.9%), 연립·다세대주택(13.6%) 순이었다. 점유 형태로는 월세(58.2%), 전세(26.6%), 자가(10.5%) 순서로 나타났다.

비혼·저출산 여파로 청년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00년 1288만 3000명이던 청년 인구는 2010년 1096만 7000명을 거쳐 2020년 1021만 3000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대로면 2050년 청년 인구는 지금의 절반 수준인 521만 3000명까지 줄어든다. 전체 인구에서 청년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0년 28.0%에서 2050년에는 11.0%로 낮아진다. 김서영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결혼이 줄고 저출산 영향을 받은 세대가 청년이 되면서 전체 인구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어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20년간 여성의 사회 활동 참여가 늘면서 성별 격차는 크게 줄었다. 청년 여성의 58.4%가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은 반면 남성은 47.8%에 그쳤다. 경제 활동 역시 남성 청년의 63.9%, 여성 청년의 61.1%가 참여했는데 2000년의 남성 66.0%, 여성 42.3%와 비교하면 성별 차이가 크게 축소됐다.

한편 청년 중 53.8%는 수도권에 거주했다. 영남권(22.8%), 충청·강원권(13.5%), 호남권(9.9%)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 태어난 이들 중에서 수도권 밖으로 거주지를 옮긴 이들은 전체 인구의 10.3%에 불과했다. 반면 호남권(35.5%), 충청·강원권(34.3%), 영남권(25.6%)은 이주한 이들이 많았는데 세 권역 모두 수도권으로의 이주가 전체의 70%를 넘었다. 2000년 이후 수도권과 충청·강원권에 거주하는 청년 비중은 증가하고 있지만 호남·영남권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다른 시도로 통근·통학하는 비중이 19.8%로 충청·강원권(7.1%), 호남권(5.0%), 영남권(9.0%)보다 훨씬 높았다. 서울 집값의 상승과 잇따른 전월세값 인상에 버티지 못하고 경기·인천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대중교통망이 잘 구축돼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2020년 기준 청년 세대가 통근·통학 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버스·지하철’이 43.5%로 가장 많았다. 승용차·승합차가 33.2%, 걷기·자전거가 15.7%로 뒤를 이었다.


세종=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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