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영남권 중진 첫 험지 출마를 선언했던 하태경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같은 당 최재형 의원의 지역구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 거론지로도 언급되고 있어 치열한 공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 서울의 심장부 종로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부산 해운대 지역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서울의 한복판, 수도권의 중심, 종로에 도전한다”며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조건이 바로 종로 사수”라고 강조했다.
종로구는 제19대 총선부터 제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세 번의 선거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민주당이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뒤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으면서 최 의원이 당선됐다.
하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종로는 우리 당 최 의원이 계시는 곳이기에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최 의원을) 직접 찾아뵙고 그 동안의 제 고민을 설명해드리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 의원은 ‘내가 어떻게 막겠나. 양해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하 의원은 전했다.
하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장 역시 “용기있는 도전”이라고 격려해줬다며 “‘종로 사수’라는 구민의힘 총선 대과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 의원과 예의를 갖추면서도 네거티브하지 않는 멋진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 지도부와의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당과 상의를 했고, 당에서도 지금 종로 출마가 확정된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양해를 해주셨다”며 “도전할 수 있고 거기서 한 번 뛰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가 유력한 한 장관에 대해서는 “한 장관과 경선이 이뤄진다면 아름다운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 의원은 “총선전략을 생각해보면 (당내에) 전국선거를 도울만한 간판이 될 사람이 거의 없다”며 “한 장관이 지역구에 메이면 우리 당에 전국적 지휘를 맡아 다양한 분들을 도와줄 수 없다. 한 장관이 지역구에 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비례에도 험지가 있다. 앞순위가 양지고, 뒤가 음지다”며 한 장관을 비례대표 후순위로 둬 비례 득표를 독려하는 등 당 전체의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