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파라셀제도






올해 8월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의 트라이튼섬에 활주로를 짓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유럽우주기구(ESA)의 위성과 상업 위성 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트라이튼섬 동서로 630m 길이의 활주로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 활주로 남쪽 약 100m 지점에 새로 들어선 건물은 항공기 유도로와 연결돼 있었다. 트라이튼섬은 파라셀제도 중에서 베트남 동해안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베트남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중국은 “우리 고유 영토에 건설 활동을 하는 것은 정당하고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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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셀제도는 남중국해상에 떠 있는 130여 개의 작은 섬들이다. 중국 하이난섬에서 남쪽으로 330㎞, 베트남 동쪽에서 440㎞ 거리에 있다. 산호초로 이뤄진 매우 조그마한 섬들이어서 민간인이 살기 힘들다. 하지만 파라셀제도 일대는 유조선이 중동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가는 길목으로 전략적 요충지다. 석유 등 풍부한 천연자원도 매장돼 있다. 이 때문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파라셀제도는 영어명이며 중국에서는 시사군도(西沙群島), 베트남에서는 호앙사군도라고 부른다. 20세기 초까지 이 섬들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일부였다가 1954년 프랑스가 인도차이나에서 철수한 뒤 남베트남으로 지배권이 넘어갔다. 그 후 1974년 중국이 베트남전쟁의 혼란을 틈타 파라셀제도를 점령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미국 해군 7함대가 최근 파라셀제도 주변 해역에서 이지스 미사일 구축함인 호퍼함을 동원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중국군은 “군함이 이 지역을 항해할 때 허가를 받거나 사전 통고를 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무시했다”며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CNN은 “미국 해군이 과도한 해양 권익을 주장하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라셀제도에서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팽창주의를 노골화하는 가운데 최근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도발까지 감행했다.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지키려면 압도적 힘을 갖춰 주변국들이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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