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국내 주요 현안 챙기기에 돌입했다. 과학인을 만나서는 연구개발(R&D) 예산 구조 개혁을 강조하며 끌어안기에 나섰다. 김장 행사에서는 통합과 나눔 메시지를 냈다. 국정원장 인사를 시작으로 노란봉투법 거부권, 개각과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 등도 속도감 있게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27일 대통령실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 오찬 간담회’를 했다. 약 열흘간의 순방 일정 후 첫 공식 일정이다. 윤 대통령은 과학 R&D 예산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필요한 곳에는 과감하게 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영국 왕립학회에서 열린 한영 최고 과학자 과학기술 미래포럼에 참석해 현대 과학의 초석이 된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보고 석학들을 만나 많은 영감도 얻었다”며 “국가 R&D 재정 지원은 민간에서 투자나 도전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 도전적인 차세대 기술에 중점적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퍼스트무버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며 “R&D 체계도 이러한 방향에 맞춰서 전환해야 한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투자해서 우리 미래의 성장과 번영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인 달래기에도 적극 나섰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국정에서 외교·안보도 있고 경제·사회·교육 정책도 있지만 우리 정부에 제일 중요한 것은 과학”이라며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가 선진국인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래를 위해서 과학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다. 지난 1년간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 등 총 21건의 심의 및 자문을 했다. 이날 오찬은 1기 위원의 지난 한해 활동을 치하하고 새로 구성되는 2기 위원들과 R&D 혁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행사’에 참석했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이북5도위원회, 사회 각계각층 2000여 명이 전국의 재료(파주 배추·의성 마늘·괴산 고춧가루 등)로 김치를 담그며 대통합의 의미를 새기는 행사다. 경기 킨텍스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지역 현장에서도 동시에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사회에서 중요한 게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손길”이라며 “김장 행사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더 이웃을 배려하고 따뜻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나눔을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산적한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해 갈 예정이다. 당장 28일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회 상황을 보며 시한(다음 달 2일) 전에 임시 국무회의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 총선 출마에 대비한 장관 및 대통령실 수석 교체 발표는 다음 주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순방 일정으로 미뤄진 민생 현장 행보도 곧 재개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물가 안정, 취약 계층 지원 등과 관련된 다양한 일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