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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6호 펀드' 질주…두달새 4.2조 쓸어담아[시그널]

무바달라 등 해외 20여곳 참여

내년 추가조달 10조 펀드 기대





MBK파트너스가 새 펀드 조성에 착수한 지 2개월 여 만에 해외에서만 4조 원에 달하는 투자 자금을 쓸어 담았다. MBK가 단기간에 거액을 모으면서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10조 원 규모 펀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새 블라인드 펀드(사용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올 9월부터 최근까지 총 32억 달러(약 4조1800억 원)의 투자금 약정을 받았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등 해외 20여 개 기관투자가(LP)들이 대거 출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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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의 성과는 최근 글로벌 주요 PE들이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준수한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아시아 펀드를 만들고 있는 칼라일은 최대 목표치를 기존 85억 달러에서 최근 60억 달러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새 아시아 펀드 조성을 마친 베인캐피탈도 규모가 71억 달러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고금리, 시장 변동성에 최근 대형 PE 사이에서도 자금 모집 격차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MBK의 경우 기존 LP 중 대다수가 재투자를 결정하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금조달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MBK가 과거 운용 성과를 입증한 데다 최근 굵직한 투자를 연이어 성사시킨 것이 LP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비결로 보고 있다. MBK에 따르면 회사는 2005년 설립 이래 투자액의 약 2.3배를 회수해 총 20조 원가량을 기관에 돌려줬다. MBK는 2020년 역대 최대 규모인 약 65억 달러 규모로 5호 펀드를 조성했으며 이 펀드로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와 치과용 기기 업체 오스템임플란트,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제조 기업 넥스플렉스 등에 투자했다. 이 펀드의 현재 자금 소진율은 75%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6호 펀드의 경우 최대 규모로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MBK가 내년에 국내와 유럽에서 추가 조달 작업을 벌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만 해도 MBK는 2016년 4호 펀드 조정 때부터 국민연금의 우수 사모펀드 운용사로 선정돼 연금의 투자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손쉽다. 또 행정공제회와 사학연금 같은 연기금 이외에 금융지주사와 대형 증권사들이 이미 MBK의 기존 펀드 출자자여서 6호 펀드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가 내년에 국내와 유럽의 대형 기관들로부터 추가 출자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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