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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시장 잡자"…로보어드바이저 투자 대전

◆증권사, 내년 AI로 운용 본격화

미래·KB 등 중장기 지분투자 검토

관련업체 MOU·합종연횡 물밑작업

테스트베드 신청건수도 6배 늘어

최종 가이드라인땐 경쟁 더 치열할듯





이르면 내년 6월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로 굴릴 수 있게 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로보어드바이저사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고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한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증권·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직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최종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자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이 로보어드바이저사인 콴텍에 9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2021년에는 하나증권이 로보어드바이저사인 파운트의 지분 4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로보어드바이저사와의 MOU로 사업을 준비하는 곳들도 많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핀트’를 운영 중인 디셈버앤컴퍼니는 하나증권과 대신증권, KB증권 등과 MOU를 맺고 있다. 국내 최초 로보어드바이저사인 ‘쿼터백’도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한국포스증권 등과 MOU를 체결했다. 이 외에 콴텍은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과 MOU를 맺고 협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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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증권사와 로보어드바이저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AI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개인의 투자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9월 업계에 전달한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내년 6월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심사를 통과한 업체의 경우 퇴직연금에 대해 매수·매도·자산 재조정 등 일임 서비스까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맞춤형 포트폴리오만 제시할 수 있다.

특히 IRP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인 만큼 향후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의 IRP 적립금은 67조 7497억 원으로, 지난해 말(57조 6175억 원) 대비 17.58% 증가했다.

실제로 내년 사업 시행을 앞두고 코스콤에 접수된 IRP 알고리즘 시험(테스트베드) 신청 건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시행된 제22차 알고리즘 정기 심사에는 평균(40건) 대비 약 6배 늘어난 총 238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테스트베드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최종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사들의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IRP를 로보어드바이저로 굴릴 수 있게 되면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갖는 증권사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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