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中 회복·반도체 기대감 '쌍끌이'…세계성장률 동결 속 한국은 높여

■OECD, 내년 韓 성장률 상향

내년 하반기 부채 부담 완화 예상

"재정준칙 마련해 건전성 높여야"





2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 전망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내년 한국의 성장률로 기존 대비 0.2%포인트 올린 2.3%를 제시한 점이다. OECD는 앞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직전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로 0.1%포인트 내린 2.2%를 전망했다. 이 때문에 올해에 이어 내년 성장률까지 1%대로 내려앉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대내외에 적지 않았는데 OECD가 모처럼 만에 내년 성장률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OECD는 한국 경제에 대해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수출이 개선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부터 소비와 투자를 어렵게 만들어온 부채 부담과 인플레이션 등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내년 4.7%로 기존보다 0.1%포인트 상향되면서 세계경제보다 한국 경제 전망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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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은 여전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 8개사의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 평균은 최근 1.9%에서 2.0%로 상향됐지만 개별 IB들의 평가는 여전히 보수적 기류가 대세다. JP모건(1.8%), 씨티그룹(1.7%), HSBC(1.6%) 등이 1%대 성장을 전망하고 있고 바클레이스 정도가 2.0% 성장을 점치고 있다. OECD 역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심화할 경우 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이 증가하고 중동 정세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공급망 위협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한국은행의 11월 업황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0으로 전월과 같았다. 장기 평균 7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올 2월(69) 이후 최저치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등 일부 제조 업체들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그동안 빈자리를 채웠던 철강·자동차·화학 등 주력 기업 체감경기는 오히려 악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성장률 상향 조정에도 OECD가 정책 권고를 빠트리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가 자리한다. OECD는 고령화에 따른 연금·보건 분야 지출 부담이 커질 것을 고려해 재정 방파제인 ‘재정준칙’을 서둘러 시행해 재정 건전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물가 대응책의 하나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에 대해서도 취약 계층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선별적 방식을 제안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한편 일·가정 양립 및 여성 고용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 노력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세종=송종호 기자·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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