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소속이라고 해도 상용 근로자에 비해 임금 수준이 턱없이 낮은 임시 일용 근로자의 월 임금이 9월 크게 뛰어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자동차와 트레일러 업종에서 노동조합이 추석 상여금을 크게 올린 임금 및 단체협상 결과다. 이 현상이 노조의 전반적인 협상력 강화 신호일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주목된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 평균 임금은 686만9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올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300인 이상 소속 일용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다. 9월 평균 임금은 357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나 뛰었다. 350만원선 돌파는 작년 이후 처음이다. 2018~2021년(연 평균)에도 전례가 없던 높은 수준이다. 작년의 경우 232만1000원으로 110만원 넘게 낮았다.
이번 임금 상승 효과는 300인 미만 소속 일용 근로자 임금과 비교하면 더 극적이다. 300인 미만 소속 근로자 임금은 9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3.8% 오른 177만2000원에 그쳤다. 8월과 비교하면 3만7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0인 이상 일용 근로자의 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이유는 9월 상여금 효과다. 특히 자동차와 트레일러 제조업 등 일부 산업에서 임단협 타결 성과다. 우리나라 노조 지형을 보면 주목할 결과다. 우리 조직율은 약 14%에 그치고 대부분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에 쏠려 있다. 임시 일용 근로자가 임금을 큰 폭으로 올리기 힘든 구조란 얘기다.
다만 300인 미만 일용 근로자 임금이 9월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임금 상승분은 일시적인 상여금이 반영된 데다 기본급이 포함된 정액 급여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이들의 임금을 가늠할 수 있는 300인 이상 상용 근로자 정액급여는 430만7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 상승했다. 이는 올해 평균 상승분 4%대와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