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복권 판매가 작년보다 53% 급증했다. 도심 번화가를 비롯해 미니 복권 판매기를 갖춘 택시까지 등장하면서 복권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30일(현지시간)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는 중국 재정부 발표 자료를 인용해 올해 1∼10월 누적 복권 판매액은 4758억7600만 위안(약 86조2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중국인 1인당 평균 복권 구매액은 대략 340위안(약 6만1000원)이었다.
중국 복권 판매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 332억 위안(약 6조원)이었던 월판매액이 2월과 4월에 각각 400억 위안(약 7조2000억원)과 500억 위안(약 9조원)을 넘어섰고, 8월에는 529억 위안(약 9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9월과 10월에 각각 528억 위안(약 9조5000억원)과 473억 위안(약 8조6000억원)으로 8월보다 다소 줄었으나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58.3%, 59.3% 증가한 것이다.
복권 판매가 증가하면서 판매업체도 덩달아 늘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신규 등록한 업체가 작년보다 38% 증가했다.
특히 도심 번화가나 관광지에는 복권 판매상들은 물론 복권 자동판매기가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미니 복권 판매기를 갖춘 택시도 등장했다.
이처럼 복권 판매처가 다양해지고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중국 경기 불황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침체로 팍팍해진 서민들 사이에서 인생 역전 '한방'을 노리는 사행 심리가 확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인 21.3%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구직난 속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탕핑족(躺平族)'이나, 부모에게 의존하는 '전업 자녀' 등 청년층에서 요행을 노리는 복권 구매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복권 판매점 업주는 "최근 복권 구매자 상당수가 젊은 층"이라며 "재미 삼아 사기도 하지만, 수위안에서 수십 위안을 투자해 운이 좋으면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젊은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기념일에 복권을 주고받는 '인증 샷'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 민간 싱크탱크인 안방(安邦)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복권 판매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중국 경제 회복이 여전히 멀고 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