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들해진 와인…'프리미엄'만 버틴다

엔데믹에 올해 수입량 20% 급감

백화점 와인 매출만 16~20%↑

가격대 높은 제품이 판매량 견인

업계, 라인업 확대 등 고급화 집중


올 들어 와인 수입 규모가 금액 기준으로는 10%, 물량 기준으로는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기간 ‘홈술’로 각광 받았지만 엔데믹 이후 유흥 시장이 다시 활성화하자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주류가 다양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가 와인이 타격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시장 위축 속에서도 프리미엄급 와인을 주로 취급하는 백화점의 와인 매출은 성장세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입 주류업체들은 이같은 소비 흐름에 따라 프리미엄급 와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30일 관세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와인 수입액은 4억2678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와인 소비가 줄어든 이유로 무엇보다 젊은 층의 ‘변심’을 꼽는다. 팬데믹 기간에는 ‘홈술’ ‘홈파티’ 등을 위해 와인을 찾았지만 엔데믹으로 유흥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자 와인 외에 다른 술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물가 지속으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점도 이들이 와인을 외면하는 주요 이유다. 와인과 함께 팬데믹 기간 ‘홈술’로 유행했던 위스키는 여전히 건재한데, 유흥 시장에서 중저가 위스키가 하이볼 주재료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실제 올들어 10월까지 위스키 수입량은 2만 6937 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6.8% 늘었다. 올해를 아직 두 달 남기고 역대 연간 최대치인 2002년(2만 7379톤) 수준에 육박해 사상 처음으로 3만톤을 웃돌 것이 확실시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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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와인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특히 저가 와인이 맥을 못추고 있다. 수입액보다 수입량 감소 폭이 더 크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입액은 11.6% 줄어 들었드는 동안 수입량은 지난해 5만 8492톤에서 4만 7500톤으로 18.8% 감소한 것이다. 백화점의 와인 매출은 늘어난 점도 저가 와인 소비 침체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대백화점(069960)의 지난 9월부터 11월 말까지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송년회 등 술자리에서 연말 특별한 모임 분위기를 내기 위해 샤토 오브리옹 2011, 샤토 무통 로칠드 2011, 샤토 마고 2011 등 1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와인이 인기”라고 전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역시 와인 매출이 20.0%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프리몬텔레나 샤르도네, 돈 멜초, 끌로 드 로라뚜아르 등 고급 와인으로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에 주류업계는 프리미엄 와인을 강화하며 기존 와인 애호가들 잡기에 나섰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이날 와인을 연간 3만 5000병만 한정 생산하는 프랑스의 와이너리 ‘르네상스’ 4종을 출시했다.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지난달 국내 최장수 와인 브랜드 ‘마주앙’을 간송미술관 소장 예술작품과 협업한 ‘23년 마주앙 간송 에디션’을 선보였다. 간송미술관 소장품 그림 3점을 레이블에 활용한 프리미엄 와인 마주앙 라랑드포므롤·뉘생조르쥬·뫼르소 3종이다. 금양인터내셔날은 국내 인기 칠레 와인인 ‘1865’보다 10배가량 비싼 ‘1865 프렐루전’을 지난 15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주 100억 원 상당의 와인 2000여 종을 선보이는 ‘현대 와인엑스포’를 진행하고 프랑스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부르고뉴 와인 등 고가 제품들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시그니아, 볼랭저 스페셜 뀌베 등 20~50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이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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