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는 빚 남기고 사라졌던 지적장애 20대男…'그알' 방송 직전 가족의 품으로

지난해 10월 실종됐던 20대 남성이 그를 찾는 방송 직전에 발견돼 화제다. 주인공은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 등장 예정이었던 지적장애 남성 20대 백지원씨다. 그가 실종된 후 집으로 각종 연체 고지서가 날아드는 등 1억원이 넘는 채무가 확인됐는데, 이를 둘러싸고 경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2일 방송된 ‘그알’의 ‘고지서와 유령들 - 백지원 실종 사건’편에서는 중등도 지적장애를 앓는 백 씨가 실종된 지 약 1년 2개월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사건을 다뤘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립을 준비하던 백 씨는 지난해 10월 돌연 실종됐다. 실종신고가 접수된 이후 1년이 넘도록 연락이 되지 않았고 생활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올해 초부터 집으로 고지서들이 날아오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백 씨 명의로 전세자금 1억원이 대출돼있었다. 독촉장에 적힌 연체된 이자만 160만원이었다. 여기에 통신요금 500여만원, 휴대전화기 3대 할부금까지 총 1억1000만 원이 넘는 채무가 있었다.

실종 신고 당시 백 씨와 함께 있던 지인 A씨의 존재는 백 씨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더 키웠다. 실종 초반 경찰이 백 씨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을 때 그는 서울의 한 모텔에서 지인 A씨와 함께 머물고 있던 게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백씨는 “경찰이 계속 찾을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겠다”며 자발적 가출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대출사기 및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수배돼있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후 백 씨는 가족이나 경찰과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A씨도 번호를 바꾸고 종적을 감췄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방송 하루 전날인 지난 1일 오후 7시 18분쯤 첩보 단서를 입수해 오산의 한 원룸에서 백 씨를 찾았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는 A씨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백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경기 광주시와 이천시의 모텔과 충북 충주시의 원룸에서 생활했고 다시 오산의 원룸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이 과정에 A씨 또한 동행했던 걸로 확인됐다.

실종 1년여 만에 가족을 만나게 된 백 씨는 휴대전화가 없이 원룸에서 A씨로부터 감시를 받으며 살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모습은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건강 상의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직 범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놓고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