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과 19일, 일본을 대표하는 서킷 중 하나인 ‘후지 스피드웨이(Fuji SpeedWay, 시즈오카현 오야마 위치)’에서 각종 레이스 대회들이 한 자리에서 어우러졌다.
아마추어와 프로, 그리고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수 많은 선수들이 각자의 레이스카에 올라 코스로 진입했다. 겨울을 앞둔 만큼 공기는 차가웠지만 레이스의 열기, 그리고 수 많은 레이스카가 울리는 배기 사운드는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후지 스피드웨이의 자체 대회, ‘후지 챔피언 레이스 시리즈’ 아래 FCR-VITA, 인터 프로토 시리즈와 같은 일본의 레이스들, 그리고 토요타 모터스포츠 행보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GR 야리스 컵과 GR86/BRZ 컵 등 다양한 레이스가 펼쳐진 그 순간을 찾았다.
다시 찾은 후지 스피드웨이
지난 9월, FIA WEC(World Endurance Championship)의 6라운드인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6 Hours of Fuji)의 취재를 위해 찾았던 후지 스피드웨이를 겨울의 문턱에서 다시 마주했다.
FIA의 주관대회, 즉 전세계 모터스포츠의 최상위 대회였던 WEC가 치러지는 순간과 달리 이번 일정은 일본의 자체적인 모터스포츠 대회를 중심으로 구성되었기에 후지 스피드웨이의 주변, 그리고 관람석은 제법 스산했다. 실제 대회가 펼쳐진 기간 동안 관람석을 찾은 관람객은 그리 않지 않았다.
관람석을 찾은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후지 스피드웨이 곳곳에 자리한 언덕에는 여러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모터스포츠의 즐거움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실제 그리드 워크 등 여러 이벤트의 순간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대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같은 시기 일본의 여러 서킷에서 각종 모터스포츠 이벤트가 있었을 뿐 아니라 나고야 지방에서는 FIA WRC 일본 랠리 대회가 펼쳐졌다.
특히 일본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토요타’ 역시 WRC에 초점을 맞춘 만큼 후지 스피드웨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적은 건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인상적인 부분은 충분했다.
실제 토요타 GR86과 스바루 BRZ를 기반으로 한 원메이크 레이스 대횐 GR86/BRZ 컵과 GR 야리스를 기반으로 한 GR 야리스 컵은 물론이고 여러 클래스가 함께 치러지는 후지 챔피언 레이스 시리즈 덕분에 수백 대의 레이스카가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작지만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FCR-VITA 레이스와 여성 선수들이 참가하는 ‘쿄조 컵’과 강력한 사운드와 민첩한 운동 성능을 자랑하는 인터 프로토 시리즈, 다소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GT4 클래스 등 여러 클래스의 차량들이 후지 스피드웨이를 질주했다.
수 많은 레이스카가 이목을 끌다
내수 시장의 규모, 그리고 모터스포츠 산업의 규모 차이가 큰 대한민국과 일본. 그렇기에 레이스 스타트 상황의 장면 역시 사뭇 다른 모습이다.
주말 중 토요일에 예선과 결승 레이스를 치르며 ‘메인 이벤트’에서는 벗어난 GR 야리스 컵 같은 경우에도 수 많은 레이스카들이 동시에 스타트를 하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해질녘 금빛이 수 많은 레이스카를 비추는 순간 시작된 경쟁은 말 그대로 긴장을 자아냈다.
여기에 프로페셔널 시리즈만 41대의 레이스카가 출전한 GR86/BRZ 컵 또한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GR86/BRZ 컵은 프로페셔널 시리즈 외에도 아마추어 클래스라 할 수 있는 ‘클럽맨 시리즈’가 운영되는데 클럽맨 시리즈는 60대가 넘는 레이스카의 참가로 인해 두 개의 클래스로 나눠 운영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이외에도 다른 레이스들 역시 수 많은 레이스카들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모두가 함께 하는 레이스 이벤트
이번 대회가 특별했던 건 ‘후지 스피드웨이의 자체적인 대회’로 아마추어부터 일본 최고 수준의 프로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회였다는 점이다. 실제 인터 프로토 시리즈나 GT4 클래스, 그리고 GR86/BRZ 컵 등 다양한 대회에는 아마추어와 프로 레이서들이 함께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먼저 GR86/BRZ 컵의 경우에는 국내 슈퍼레이스 무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베테랑 레이서, 아오키 타카유키가 출전, 최종전을 2위로 장식하는 기량을 과시했다. 그는 대회 일정이 모두 끝난 후 현장을 떠나며 ‘내년에도 슈퍼레이스에서 보자’며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올 시즌 슈퍼레이스 챔피언에 오른 엑스타 레이싱 소속으로 시즌 초반을 치뤘던, 그리고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 GT GT3000 클래스에서 챔피언에 오른 요시다 히로키(사이타마 토요펫 그린브레이브)는 반갑게 인사하며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GT4 클래스에서는 토요타의 GT4 레이스카, GR 수프라 GT4 에보로 멋진 레이스를 선보인 베테랑 드라이버, 료헤이 사카구치 익숙한 선수였다. 실제 그는 과거 인디고 소속으로 국내 포뮬러 레이스 및 스톡카 레이스 등에 출전하며 ‘한국어’ 역시 능숙하다.
세 명의 선수들 외에도 일본을 대표하는 최상위 모터스포츠 대회, 슈퍼 GT 및 슈퍼 포뮬러, 슈퍼 다이큐 등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기량을 뽐낸 선수들이 대거 참전하며 모두가 함께 하는 ‘모터스포츠 이벤트’의 매력을 자아냈다.
그리고 반가운 이들, 넥센타이어
더불어 GR86/BRZ 컵 현장에서는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익숙한 외인 드라이버 외에도 무척이나 익숙한 이들도 볼 수 있었다. 바로 올해 슈퍼레이스 타이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넥센타이어 모터스포츠의 관계자들이었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국내 모터스포츠는 물론이고 일본 GR86/BRZ 컵의 도전을 이어가며 고성능 타이어 개발에 힘을 더하고 있다. 아츠시 미야케를 드라이버로 내세운 포미닛츠 팀으로 GR86/BRZ 컵 도전하며 많은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GR86/BRZ 컵 최종전에 나선 아츠시 미야케는 우수한 기량을 뽐내며 이목을 끌었고, 팀 내부적으로 ‘최종 성적’에 아쉬워하면서도 올 시즌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 시즌, 그리고 앞으로 더욱 높은 발전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현장을 찾은 넥센타이어 안현준 PL은 “올 시즌 초반 타이어 관련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팀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 데이터 및 개발 방향성 확보 등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라며 “내년에는 더욱 의미있는 성과와 발전을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후지 스피드웨이는 11월을 끝으로 자체적인 주요 모터스포츠 이벤트를 대부분 마무리하며 겨울을 맞을 준비에 나섰다. 공식적인 마지막 이벤트는 오는 12월 16일, 후지 스피드웨이를 무대로 펼쳐지는 6시간 내구 레이스 대회인 ‘굳이어 드림 컴 2023’으로 낙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