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한시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확대된다. 월세 세액공제 한도·소득기준, 둘째 자녀에 대한 자녀세액 공제도 각각 확대된다.
기획재정부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세법심사 과정에서 이 같은 세법개정 조항들이 신설·의결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말 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세법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우선 내년도 신용카드 사용액이 올해의 105%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10%에 대해 추가로 소득공제(100만원 한도)가 적용된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도 ‘소비 리바운드’를 위한 신용카드 소비증가분의 소득공제 조치를 재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카드사용액이 올해 2000만원에서 내년 3100만원으로 늘어나면, 105% 초과분인 1000만원을 기준으로 100만원이 추가 공제되는 방식이다. 소득세 과세표준 8800만원을 넘는 근로자는 35만원(35%), 5500만원인 근로자는 24만원(24%)의 세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대해 내수를 살리기 위해 1년 한시로 임시 소비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항 신설은 이 같은 야당의 요구를 소득공제 방식으로 절충하는 식으로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이다.
또 월세 세액공제 한도와 소득기준도 상향된다. 소득기준은 현행 총급여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한도액은 현행 연간 월세액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각각 높아진다. 정부는 소득기준 상향조정으로 약 3만명, 한도 확대로 약 1만4000명의 세입자가 추가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회 단계에서 출산 장려를 위한 조치도 추가됐다. 약 220만 가구에 해당하는 둘째자녀 세액공제액이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어난다. 자녀별로 첫째·둘째·셋째 이상 세액공제액이 현행 15만·15만·30만원에서 15만·20만·30만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기본공제 대상도 자녀에서 손자녀로 넓어지게 됐다. 조손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약 13만3000 조손 가구가 가구당 15만원 이상 감세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밖에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새마을금고 등 조합 출자금에 대한 배당소득 비과세 한도도 상향(출자금 1000만→2000만원)된다.
양식업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는 소득금액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아진다. 상향분 2000만원에 15% 세율을 적용하면 세 부담은 양식업 가구당 연간 300만원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의 추정이다.
모두 기획재정위 심사 단계에서 신설된 조항들이다. 또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리쇼어링) 지원책 △지역투자 촉진을 위한 기회발전특구 과세특례 △해외자원개발투자 세액공제 △영상 콘텐츠 제작 세제지원 △장기 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강화 △기업의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확대 등은 정부 세법개정안 원안대로 상임위를 통과했다. 혼인·출산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 가업승계 세부담 완화조치 등은 수정 의결됐다.
이들 조치는 내년도 예산안의 예산부수법안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