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韓 주식 저평가…AI 공급망 기업 투자기회 커”

■네덜란드 1위 로베코자산운용 기자간담회

아시아 시장, 잠재력 높으나 저평가

일본·아세안·인도 시장 특히 매력적

중국 증시, 경기부양 인한 반등 여력 있어

韓 공매도 금지, 롱온리 펀드엔 영향 미미


“한국 인공지능(AI) 공급망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동종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이 현저히 낮아 투자 기회가 큽니다.”





5일 조슈아 블레이즈 크랩(사진)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운용 총괄(Head of Asia-Pacific Equities)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주식은 현재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베코운용은 1929년 설립된 네덜란드 1위 자산운용사로 전세계 16개 지사를 두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1810억 유로(약 258조 원)이다.



크랩 총괄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대표 수혜주인 태양광·풍력·전기차 분야 공급망이 집중돼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반면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AI 발전 속도가 빠르고 AI반도체 칩 등 공급망 관련한 기업들이 많은 반면 기업가치는 미국의 동종 업계에 비해 낮아 투자 기회가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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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 6월 기준 미국 S&P500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대표지수인 ‘MSCI AC Asia Ex-Japan’ 지수의 2.9배로 양 지수의 격차는 지난 2000년 6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다만 그는 “한국 시장은 국제 경제에 민감해 미국의 경기가 악화되면 쉽게 휩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시장 중에서는 일본 시장의 투자 매력이 크다는 평가를 내놨다.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 기업의 기초체력이 우수한 데다 상호출자 관행 등 고질적인 지배구조 이슈가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랩 총괄은 “임금성장률이 6~7%까지 오르는 등 일본 경제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며 “미국 빅테크와 중국을 이을 새로운 투자처로서 일본이 부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미·중 갈등의 수혜주인 아세안(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필리핀)과 인도 시장도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도 주식은 다소 고평가돼 있어 단순히 대표지수를 추종하기보다는 개별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더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매우 저평가돼 있어 작은 변화만 있어도 증시가 크게 반등할 여력이 있다고 봤다. 크랩 총괄은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소규모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어 이 조치들이 누적되면 주식시장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크랩 총괄은 국내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선 “로베코는 매수 전략을 취하는 롱온리(long only) 펀드라 공매도 금지 여부가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 중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한 주체가 있어 공매도가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주체들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시장은 정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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