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5일 한국 경제에 대해 ‘꽃샘추위’라고 진단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전례없는 복합위기라는 혹독한 겨울을 벗어났지만 경제 온기가 확산되지 않은 꽃샘추위라고 평가한 셈이다. 최 후보자는 “민생안정과 잠재리스크 관리, 경제역동성을 높이는 역동경제”를 역설하며 윤 정부 2기 경제팀의 청사진을 설명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후보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꽃샘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물가안정과 경제회복의 확산으로 민생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민생을 맨 앞에 내세웠다. 그는 “결국 조만간 꽃이 핀다는 의미”라고도 덧붙엿다. 아울러 부동산PF 등 취약부분의 잠재리스크 관리에도 집중하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 창출하기 위해 경제 역동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년 8개월 간의 경제정책에 대해 “매주 F4(추경호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모임을 여는 한편 급박한 금융시장에 선제적인 대응으로 6%대가 넘던 물가를 3%대로 회복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정책 틀을 민간과 시장중심으로 옮겨 재정과 부동산 정책 등에서 정부와 민간 역할을 재정립했다”며 “특히 공급망 위기상황에서 한미일간 공급망 협력과 중동 빅3국가를 통한 대규모 수주 등의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최 후보자는 “큰 위기상황 없이 수출 등의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혹독한 겨울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다만 고물가, 고금리의 장기화로 민생이 여전히 어렵고 온기가 확산되지 않아 꽃샘추위 상황이자만 꽃샘추위는 조만간 꽃이 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 후보자는 핵심 키워드로 역동경제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는 “자유시장 경제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 규제완화와 과학기술 및 첨단기술의 혁신 및 교육개혁 등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대간·계층간 이동 역시 역동성이 제고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업들의 혁신활동과 성장 주기마다 역동성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이동과 계층 간 이동에도 역동성이 갖춰지는 경제가 돼야 지속가능한 경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구조개혁도 목표가 아닌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구조개혁은 결국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법을 바꾸고 법을 바꾸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사회 공감대를 형성하는 컨센서스를 가져가는 방향과 시작점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 양도세와 상·증여세 인하 또는 폐지 논의, 법인세 인하 등에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세제는 재원의 수단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원조달의 적정성과 규칙 측면에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애둘러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연구개발(R&D)의 대규모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는 “추격형의 성장에서 벗어나 선도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R&D재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연구자들의 불안 등이 있음에도 소통이 미흡했던 점은 인정했다. 그럼에도 최 후보자는 “선도형 전환을 위해 인재,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며 “가장 크게 바뀌어야 할 부분이 과학기술분야”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R&D 재정지원이 30조 원, 세제지원이 7~8조 원가량으로 38조 원이 지원되는데 GDP대비 세계 2위 수준”이라며 “규모는 상당수준이 됐는데 그 내용 자체가 여전히 추격형을 뒷받침하는 수준의 R&D로 앞으로는 선도형 성장을 하기 위해 정부의 R&D역할에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