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검이 최근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과 영풍제지 사건 등 굵직한 사건과 관련해 구속 영장 신청이 기각되는 등 잇단 난항을 겪은 가운데 "절차대로 수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지난달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디스커버리) 대표에 대해 신청한 구속 영장이 연달아 기각된 것과 관련해 "첫 영장 기각 이후에 보완수사를 진행했고 새로운 증거도 확인이 돼서 재청구를 했지만 남부지법과 판단이 달랐던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9월에 남부지검은 장 대표를 비롯해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일부 혐의에 대해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어 보이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이에 검찰이 재청구에 나섰지만 지난달 같은 이유로 또 기각되면서 두 번이나 무리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장 대표를 불구속기소할 예정인지, 또는 구속영장을 또 청구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입증된 부분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적절한 방법으로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남부지검 금융조사2부가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SM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을 비롯해 관련 사건이 여러 건 쌓여 업무가 과중된만큼 전속 수사팀을 꾸릴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금조2부에서 계속 담당한다. 따로 수사팀을 꾸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현재 수사 중인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처스' 관련 배임 혐의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과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외에 추가로 정식 입건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부문장과 김 대표가 과거 카카오가 제작사를 시세보다 훨씬 고가에 인수함으로써 이 부문장의 아내인 배우 윤정희가 투자한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줬다고 보고 있다. 이 부문장은 앞서 10월에 'SM 시세조종 의혹'에도 연루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검찰에 따르면 바람픽처스 관련 배임 혐의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서 카카오 시세조종 사건을 송치받은 뒤 전달 받은 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내용이다. 다만 시세조종과 배임 혐의 간의 관련성 여부를 묻자 "현재 수사 상황에서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선 보도에서 배우 윤정희 씨가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된 가운데 "아직까지 윤정희 씨는 참고인 신분"이라며 소환조사에 부른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감원에서 검찰에 송치된 지 약 1달이 지난 가운데 현재까지 검찰 측이 김 전 의장에 대해 직접 조사를 진행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까운 시일 내에 조사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정상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진행하겠다"고만 답했다. 아울러 지난달 22일 김 전 의장의 자택을 제외한 카카오 관련 사무실이 압수수색 된 이후 추가 압수수색이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내로 김 전 의장 관련 수사를 어느 수준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대략적인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최종적인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말 하기 어렵다. 시점을 따로 잡아두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영풍제지 사건과 관련해 "도주 중인 사람들의 검거를 위해서 대검찰청 쪽에서 수사 인력을 지원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영풍제지 주가조작에 가담한 일당 8명이 기소된 가운데 "추가로 도주 중이거나 시세 조종 외에 별도로 확인된 가담자들도 있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달 1일 검찰은 시세조종을 주도한 일당 3명과 주범의 도피를 도운 운전기사 A씨 등을 추가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당시 주범의 도피를 도운 변호인 2명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추후 계획을 묻자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