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 美 제약사 4조원에 인수…불붙는 비만치료 경쟁

슈네커 CEO 신약 사업무문 투자↑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뒤쫓아

GLP-1 이용 비만치료 시장 도전장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 기업 로슈가 미국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 업체인 카멋테라퓨틱스를 31억 달러(약 4조 원)에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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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슈는 인수합병(M&A) 계약에 따라 카멋에 27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를 선입금으로 내고 4억 달러는 마일스톤으로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마일스톤은 신약 라이선스 계약 방식의 하나로 초기 계약금을 지급한 후 개발 단계별 성취도에 따라 기술료를 지불한다.

카멋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혈당이 올라갈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을 이용한 주 1회 주사제와 약 형태의 작용제를 후보 물질로 갖고 있다. 인크레틴 호르몬은 식사 후 분비되는 장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식욕을 억제해 혈중 포도당을 조절한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며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가 경쟁 치료제다. 로슈 측은 카멋이 개발하는 비만 치료제는 젭바운드와 비교해 약물의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로 로슈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주도하는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서 GLP-1을 활용한 약물 개발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로슈는 올해 초 토마스 시네커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후 비만 치료제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시네커 CEO는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건강 부담을 초래하는 다른 많은 질병의 원인”이라며 “카멋의 기술과 우리 사업이 결합해 차별화된 효능으로 치료 표준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네커 CEO는 취임 이후 신약 사업 부문 보강에 주력하고 있다. 올 10월에는 장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인 텔라반트를 71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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