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부동산 시장 위기와 지방 정부 채무로 인한 재정 지출 확대와 중기 경제성장률 둔화 등이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다.
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1’으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이같이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2017년 재정 악화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낮춘 후 등급과 전망을 모두 유지해왔다.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이유로 부동산 위기에 따른 재정 불안과 중장기 경제성장률 둔화를 들었다. 무디스는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재정·경제·제도적 역량에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10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그간 고수해온 3%선에서 3.8%로 확대하고 연내 1조 위안(약 184조 원)의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중국의 재정적자 비율은 2008년 1% 미만이었지만 리먼 위기를 거치며 2009년 3%까지 올랐다. 이어 무디스는 올해 중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약 5%를 달성하겠지만 내년과 2025년 4.0% 수준을 기록하고 2026~2030년에는 평균 3.8%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측은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소식에 실망감을 표했다. 중국 재정부는 “중국 경제는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며 “부동산 및 지방 정부의 위험은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아직까지 중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미즈오증권의켄청 수석아시아외환전략가는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채권 발행 계획이 취소될 가능성이 낮으며 이는 부동산 부문과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급 전망 인하가 채권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중 간 금리 스프레드가 여전히 주요 동인”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강등 후 중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68% 내외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