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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공개매수 정보 샜나…공개매수 직전마다 '이상 급등' [시그널]

한국앤컴퍼니도 발표 전 이틀간 15% 치솟아

한국투자증권서 공개매수 자문 및 거래 주관

1월 오스템임플 공개매수 때도 유사한 상승세

조현식(왼쪽) 고문과 조현범 회장.조현식(왼쪽) 고문과 조현범 회장.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실시한 올 해 두 차례 공개매수에서 관련 내용이 시장에 발표되기 직전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선 단기 차익 실현을 노린 일부 투자자들이 공개매수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매수에 나섰다는 의심이 확산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5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 지분을 이날부터 24일까지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전체 주식의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다. MBK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 씨(10.61%) 등을 우군으로 확보해 이 회사의 지분을 과반 이상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공개 매수 단가는 주당 2만원으로 결정됐다. 최근 1개월 산술평균주가에 41.0%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공개매수 공고일 전 영업일인 지난 4일 종가 1만6820원과 비교하면 18.9% 할증됐다. 거래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문제는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공개매수 발표 직전 거래일 이틀 간 급등했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앤컴퍼니 주식은 1일과 4일 5.5%, 9.1%씩 올라 이틀 동안 총 15% 넘게 급등했다. 거래량도 양일간 각각 57만여 주, 59만여주로 폭증했다. 이 회사의 지난 10월 일평균 거래량은 약 16만3300주에 불과했으며 11월엔 34만7000주 가량이었다.



MBK가 올 초 UCK파트너스와 함께 코스닥 시장에서 오스템임플란트를 공개매수할 때도 비슷한 주가 급등 패턴이 생겼다. MBK·UCK 연합은 1월 25일 1개월 평균 주가에 약 40% 할증된 주당 19만 원에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직전 거래일이던 19일과 20일 주가가 이미 각각 7.2%, 8.6% 급등했다. 이때도 거래량은 양일간 약 45만주, 약 68주로 평소 대비 3~5배 많았다. 당시 거래를 주관한 곳은 NH투자증권(00594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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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례가 나오자 증권가에선 사모펀드가 공개매수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 누군가 시장에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 전략을 짜기 위해 사모펀드와 공개매수 주관 증권사, 법률자문사가 미리 모여 관련 회의를 한다” 면서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공개매수 공고일 2~3일 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당국에 보고를 하고 신고서를 제출한다. 여러 절차를 거치면서 정보가 미리 샜을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는 공개매수 첫 날 상한가로 직행해 공개 매수 가격인 2만원을 훌쩍 넘었다. 지분 42%를 보유한 현 최대주주 조현범 회장과 MBK·조현식 측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해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MBK의 인수 전략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MBK가 공개매수를 포기하면 분쟁이 사그라들며 주가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카카오(035720)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조 회장 측이 방어용 지분 매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MBK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면서 조 고문 측을 설득해 경영권 분쟁 한가운데로 직접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IB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일각에선 MBK가 주당 인수가격을 높여 공개매수를 마무리지을 가능성을 엿보기도 한다.

한 운용사 대표는 “재계 곳곳에서 투자 기회를 엿봐야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대기업 오너일가 내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이라면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가 어떤 전략을 세워 거래를 마무리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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