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위기의 바이든'… 트럼프 이어 헤일리에도 밀려

여론조사 가상 양자대결서

헤일리 4%P, 트럼프 7%P 열세

고령, 인플레 등 발목 모멘텀 절실

'반트럼프' 바이든 아닌 헤일리로

딕체니 딸도 '반트럼프' 출마고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가상 대결에서 공화당 소속의 대선 주자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3위 격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대사에게 오차 범위를 넘어 밀린다는 여론조사마저 나왔다. ‘반(反)트럼프’ 흐름이 바이든이 아닌 헤일리 지지세에 힘을 주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5일(현지 시간) 공개된 메신저·해리스 공동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간 가상 대결 지지율이 각각 37%, 41%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4%포인트 뒤진 결과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을 때도 각각 40%, 47%의 지지율로 열세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론 디샌티스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가상 대결에서만 각각 41%, 40%로 앞섰으나 이 역시 오차 범위 안이라 완벽한 우세라고 할 수는 없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등록 유권자 20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 81세라는 고령과 이로 인한 건강·인지력 논란, 인플레이션 및 경제 문제 등의 이유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대선의 향방을 결정지을 경합 주에서 대부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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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의 본선 경쟁력이 또 한번 부각됐다. 더힐은 이른바 ‘헤일리 현상’에 대해 “온건 공화당원, 무소속, 현 판도에 불만이 있는 유권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출범만은 막자는 흐름이 헤일리 전 대사 지지로 옮겨간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재계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를 막기 위해 헤일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먼 공동창업자는 공개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혀왔으나 최근 헤일리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25만 달러를 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해 반트럼프를 부각하고 있다. 그는 이날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만약 트럼프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내가 출마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지 못하겠다”며 “그가 이기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재선 도전의 명분을 ‘트럼프 2기’를 막는 데서 찾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이 최근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가 이기면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다’는 메시지를 점점 더 많이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WP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을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며 제3당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로 대표적인 당내 반트럼프 인사인 그는 “트럼프의 당 장악 결과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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