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저조한 러시아에서 저출산 해법으로 이른바 '무자녀세' 도입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해당 세목은 옛 소련시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된 바 있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예브게니 페도로프 현지 하원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소련처럼 무자녀에 대한 세금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산율을 촉진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조세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세금은 징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도 했다.
과거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던 1941년 11월 무자녀세를 채택한 바 있다. 당시 자녀를 두지 않은 20∼50세 남성과 20∼45세 기혼 여성은 임금의 6%를 세금으로 냈다. 해당 세금은 1990년대에 폐지됐다.
이처럼 폐기됐던 조세 정책이 30여년 만에 다시 언급되는 배경에는 최근의 심각한 저출산 추세가 자리한다.
세계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러시아의 합계출산율은 2016년 1.8명에서 2021년 1.5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2명에서 0.8명대로 감소한 한국보다는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러시아에서도 출산율 감소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 “대가족이 러시아 국민 삶의 표준이 돼야 한다"며 "러시아 출산 상황이 계속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14년 194만3000명을 기록한 러시아의 연간 출생자 수는 이후 매년 감소세다. 향후에도 2024년 117만2000명, 2025년 115만3000명, 2026년 114만3000명으로 신생아가 매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