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항해하는 미국과 UAE 군함. 사진=미국 해군 5함대·연합뉴스미국이 방위 산업을 포함한 제조업 기반 붕괴로 인해 중국과 전쟁이 벌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벌이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미국이 대만의 자유를 지켜내겠지만 엄청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항공모함 2척과 구축함·순양함 등 최대 20척을 잃고, 중국은 주요 군함 50척 이상을 잃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장은 무승부일지 모르나 오래 지나지 않아 중국의 승리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중국이 미국보다 빠르게 새 군함을 지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국(CBO) 에릭 랩스 해군 분석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년간 미국이 6년 걸려 만들어 낸 양에 해당하는 17척의 구축함과 순양함을 만들어냈다.
랩스는 "산업 경쟁력과 배 구축에 있어서 현재 중국은 2차 대전 초기의 미국과 같은 위치에 올라와 있다"며, 그에 반해 현재 미국에는 "많은 숫자의 군함을 빠르게 만들어 낼 산업적 역량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1990년대 냉전 시대가 끝나고 국방 예산이 줄어들면서 방산 업체들에 낮은 비용으로 무기를 생산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 결과 미국의 방산 업체들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잉여 생산 능력을 거의 확보하지 않게 됐다.
여기에 제조업 등 모든 종류의 노동집약적 생산 설비가 동아시아 등으로 옮겨가면서 미국의 전반적인 제조 역량은 떨어진 반면 중국은 전 세계의 공급망을 장악한 국가로 부상했다.
WSJ은 중국산 무기의 성능이 아직 미국의 것보다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 양에서 중국이 우세를 점하고 있으며 성능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해 군을 증강하려면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일본 등 동맹을 활용하거나 건조·유지 비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는 한국 구축함을 참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시아 쿡 CSIS 방산 전문가는 미 국방부가 자국 방산업체에 잉여 생산능력과 부품 재고를 유지하도록 비용을 지불하거나, 동맹국이자 조선업 세계 2, 3위인 한국과 일본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널드 오루크 의회조사국(CRS) 분석가는 한국의 사례를 참고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 조선업체들은 민간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 및 유지 비용을 고려해 군함을 설계한다며,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이 미국의 비슷한 함정보다 무게는 더 나가면서도 복잡한 전자장비 설치가 더 쉬워 비용을 절감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