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중국집을 찾은 직장인 김 모 씨는 메뉴판을 보고 놀랐다. 메뉴 대부분의 가격이 1만 3000원~1만 5000원이고 가장 저렴한 자장면의 가격이 만 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주변 다른 식당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한 달 두 달 새에 메뉴 가격들이 크게 올랐다. 이제 만 원짜리 한 장으로 밥 한 끼 해결하기도 빠듯한 고물가 시대가 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지역 김밥 가격은 3,254원, 비빔밥은 10,577원이다. 올해 초 가격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 체감이 크다. 지난 1월 김밥 가격은 3,100원으로, 9개월 사이 150원 이상 올랐으며, 1만원이었던 비빔밥은 500원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도 삼겹살 1인분(200g)은 1만9,253원으로 2만원에 근접했으며, 삼계탕 1만6,846원, 냉면 1만1,308원, 칼국수 8,962원, 김치찌개 백반 7,846원, 자장면 7,069원 등으로 나타났다. 1월 가격과 비교하면 100원에서 600원까지 올랐다. 만원 이하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칼국수나 김밥 등 분식류 외엔 찾기 어렵다.
최근에는 점심 가격에 부담을 느껴 차라리 도시락을 싸서 다니겠다는 직장인이 늘어났다. 하지만 도시락을 싸는 데에 필요한 장바구니 물가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9.48로 지난해 동월보다 5.1%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이후 넉 달 연속 둔화했지만, 지난달에 다시 높아졌다.
지난달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 61.6%인 45개는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소금이 21.3%로 가장 높고 뒤이어 참기름(20.8%), 파스타면(19.1%), 설탕(19.1%), 당면(18.1%), 우유(15.9%), 아이스크림(15.6%) 등 순이었다.
이밖에도 과일(24.1%), 채소(9.4%), 곡물(7.7%) 물가가 전체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가계를 위협하고 있다.
장보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 몇개월간 예상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았다”면서 “(11월 물가가) 이전보다 떨어졌지만 지난 6월 예상한 것보다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