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엑시노스 부활 노리는 삼성전자, 美 R&D 거점 더 키운다

시스템반도체 육성 가속페달

올 3번째 SoC·GPU 인재 수혈

AP시장 점유율 5위로 밀리자

칩 설계력 강화에 총력전 벌여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에서 시스템온칩(SoC)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비메모리 반도체 인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SoC 브랜드인 엑시노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이 열리며 고성능 AI 기능을 소화할 수 있는 반도체 설계 기술에 대한 중요성도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사진제공=삼성전자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삼성 오스틴 R&D센터(SARC)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소재의 어드밴스드컴퓨팅랩(ACL)은 현재 GPU 디자인, 성능 검증, RTL(Register Transfer Level), SoC 설계 등과 관련한 인력을 대거 모집하고 있다. SARC와 ACL은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개발 사업을 맡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미국 내 핵심 연구 기지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GPU와 SoC 엔지니어를 비롯한 개발자 모집자 공고를 수차례 냈다. 최근에는 효과적인 인재 모집을 위해 채용 공고 사이트를 재단장하는 등 인재 수혈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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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퀄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지낸 베니 카티비안을 미국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SARC와 ACL 책임자를 맡겼다. 올해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샹의 AI 칩 연구 책임자인 지아오 양, 애플 출신의 SoC 설계 전문가인 니라즈 파리크 등 반도체 설계 분야의 글로벌 인재들을 잇따라 영입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DS) 부문 경력 채용과는 별도의 전형으로 상대적으로 선행 기술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물리적인 회로 설계를 맡는 수석 엔지니어 채용 공고에서 삼성전자는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최첨단 기술에서 나타나는 새롭고 도전적인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을 수립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AP 제품이 4㎚ 파운드리 라인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차세대 이후 미래 제품 개발을 염두에 둔 채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 분야 역시 모바일뿐 아니라 차량용·머신러닝과 AI 애플리케이션 등 폭넓게 제시했다.

SoC와 GPU 관련 인력을 대거 확충하는 것은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 이어 칩 설계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엑시노스 2200이 발열·성능 저하 논란을 겪는 사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은 7% 수준까지 내려갔다. 2019년 14%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 사이 점유율이 30%에 육박하는 미디어텍과 퀄컴과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며 점유율 순위도 5위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AI 분야 성능을 대폭 개선한 엑시노스 2400을 내년 초 출시하며 명예 회복에 나섰지만 지속적인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미래 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생성형 AI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시장 개화 시기가 다가오며 반도체 설계 기술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버 단위가 아닌 개별 기기에서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빠른 반응 속도에 전력 소모는 낮고 크기도 더 작은 반도체가 탑재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최적화된 전용 칩이 필수”라며 “자체 IP 등 설계 기술 역량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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